허리케인의 심술 … 미 공화당 전대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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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멕시코만에서 미국 남부로 향하고 있는 허리케인 ‘아이작’ 때문에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의 첫날 일정이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게 됐다.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은 25일 밤(현지시간) “5만여 명으로 예상되는 참관인의 안전을 고려해 27일로 예정된 첫날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당초 27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의 연설을 계획했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27일에는 전당대회 개막만 선언한 뒤 곧바로 휴회했다가 28일부터 상황을 봐 대회를 진행하겠다”며 “다만 밋 롬니의 후보 수락 연설은 예정대로 30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도 27일 예정된 전당대회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선언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열릴 예정이었다. 미국의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태풍 ‘아이작’으로 인해 아이티에선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6일 오후 늦게 1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커져 플로리다 해변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부통령도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춰 탬파에서 개최하려던 선거 유세 등 정치 일정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성명에서 “지역 공무원들이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주민들과 이 지역 행사 참석자들의 안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28일로 예정된 올랜도 등 일부 플로리다주 유세 일정은 진행한다는 계획이나 날씨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도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동안 아이오와, 콜로라도, 버지니아 등 중요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계획하고 있어 이른바 ‘김빼기 전략’으로 분석돼 왔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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