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주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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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하반기 들어 꺾였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계약자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데다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 고정금리 대출의 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4개 은행이 7월 신규 취급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혼합형 일부 포함)은 2조9109억원으로 전체 신규 주택담보대출 5조1571억원의 56.4%를 차지했다.

6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5조5212억원의 60.5%(3조3384억원)가 고정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4275억원, 4.1%p 감소했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신규 금액이 줄어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잔액 중 고정금리 비율을 2016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우자 은행들은 고정금리 늘리기에 힘을 쏟았다.

실제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올해 1월 37.4%에서 꾸준히 증가해 4월에는 51.6%로 절반 문턱을 넘었고 6월에는 60%를 돌파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7월에도 고정금리 비중이 증가 추세를 이어갔지만 증가폭은 줄었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201조2789억원, 고정금리 비중은 약 9.4%(19조16억원)다. 이 비중은 4월 6.6%, 5월 7.6%, 6월 8.7%로 석달 동안 1%p 이상씩 증가했지만 7월 들어서는 증가폭이 0.7%p에 그쳤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출자 고민

고정금리 대출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지난달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변동금리 상품 금리가 최저 연 3%대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신한은행의 장기모기지론과 외환은행의 Yes변동금리모기지론은 최저금리가 연 3.9%다. 국민은행의 KB코픽스연동모기지론 금리도 최저 3.91%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변동금리 대출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그러나 10년 이상 장기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당장 이자를 조금 더 내더라도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변동금리 대출이 고객에게 이득일 수 있지만 10~30년 만기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4%대 초반까지 떨어진 적격대출이나 통상 5년 후에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상품으로 금리상승기를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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