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다시 꿈틀 … 3개월 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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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올 들어 지지부진했던 금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 파업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든 데다 각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금값을 부추기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금값은 온스당(1온스 31.1035g) 1650달러로 급등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금도 온스당 1524달러까지 치솟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광산업체 파업 이후 투자자가 물량 확보에 나서 백금과 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 최대의 백금 생산국이자 5위의 금 생산국이다. 남아공에 있는 영국 광산업체 론민의 마리카나 광산에서 광부가 10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어 16일에는 이들을 향해 경찰이 총을 쏴 34명이 사망해 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달아오르는 것도 금값을 올리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금리 상한선을 정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또 미국에서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다시 양적완화의 기대감이 커졌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은 ‘경기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곧 추가 통화정책으로 양적완화를 하자’는 데 동의했다. CNBC는 미국 머크펀드의 악셀 머크 최고투자책임자(CIO)의 말을 인용해 “FOMC 의사록대로라면 정책 입안자는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크고, 버냉키 의장이 어떤 방법을 쓰든지 이는 금값에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이는 금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값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분간 공급이 회복될 가능성이 작아서다. FT는 “남아공의 마리카나 광산 파업 농성이 다른 광산으로 확산할 조짐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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