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칼부림 맨몸으로 막은 시민은 前 이종격투기 챔피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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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일어난 칼부림 난동을 맨 몸으로 막아낸 시민들이 있었다. 현장 주변에 있던 행인 4~5명은 범인 김씨가 처음 흉기를 휘두른 직후부터 약속이나 한 듯 김씨를 제압하기 위해 두 팔을 벌리고 그의 앞을 막았다.

당황한 듯 방향을 바꿔 포위망을 뚫은 김씨가 쓰러져 있던 전 직장동료 조모(31·여)씨를 한차례 더 찌르고 다시 흉기를 휘두르려는 순간, 명지대 무예과 이각수(51) 교수가 김씨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 김씨가 나뒹굴었다. 이 교수가 아니었다면 김씨의 계속되는 칼부림에 조씨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 교수는 1990년 이종격투기 라이트헤비급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이각수, 김정기, 계진성 씨 등 실명을 거명하며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각수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 같이 운동한 사람마저 도망가면 많은 시민이 다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경찰이 보상을 해준다면 다친 분들 치료비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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