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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면접, 이렇게 준비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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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거렸어요 감점을 받나요?”, “발표면접에서 비논리적이라고 지적 받았어요,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발표했지만 걱정되네요”

인터넷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오른 면접 경험담들이다. 면접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외대 이석록 입학사정관실장은 “면접대상에 올랐다는 것은 합격에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의미”라며 “면접관에게 자신이 선발돼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자리인 만큼 진실성을 토대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질문 소화하려면 답변은 2분 내외로

대학에서 실시하는 면접은 개별·발표·토론면접의 3가지 유형이다. 이 중 개별면접은 확인면접으로 진행한다.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수험생의 잠재력·학 업열의·전공적합성을 파악한다. 이를 위해 면접관들은 일정한 의도를 갖고 질문을 던진다. 제출서류를 토대로 선정한 5개 안팎의 핵심질문과 면접현장에서 던지는 추가질문으로 구성된다. 이 실장은 “질문당 2분 내외로 대답해 질문을 모두 소화하라”고 조언했다. 답변이 2분 이상 갈 경우 지루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말을 잘 한다고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수사와 제스처는 필요 없다. 다소 투박하고 건조한 느낌이 들더라도 간단명료한 대답으로 면접관을 정확히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처럼 서론·본론·결론을 갖춰 완벽한 구조로 말하려 하면 대답이 길어지고 장황한 느낌을 주게 된다. 1인당 10분에서 15분 이내로 시간이 한정된 만큼 강조할 결론부터 대답하고 여기에 부연설명을 하면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예컨대 ‘고교 생활 중 무엇이 어려웠고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면 ‘A라는 상황으로 힘들었다’고 결론을 먼저 말한 다음, 힘들었던 이유와 역경극복 과정을 한 문장씩 더해가며 설명한다. 면접에서 간결하고 명확하게 대답하기 위해선 평소부터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가급적 학교 교사나 부모님처럼 연륜이 있는 사람들 앞에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 이 실장은 “요즘 아이들은 버카(버스카드), 베프(베스트 프렌드) 등 축약어를 많이 쓰고 비논리적 문장 사용이 일반적인 만큼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연습하는 것이 실제 면접에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제출 서류에 적은 내용 중심으로 답해야

양정고 진로진학상담부장 이종한 교사는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을 자신의 활동내용과 연계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꿈과 비전이 무엇이고, 왜 이 대학·학과를 선택했는지, 이를 위해 고교 재학 중엔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일관성 있게 대답하라는 주문이다. 특히 동국대처럼 단과대별로 인재상이 다른 경우도 있으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뿐 아니라 단과대학, 지원학과의 인재상도 확인해야 한다. 아주대 정지희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에서 활동중심으로 대답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원동기와 연관된 활동실적을 답할 때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내용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도 피해야 한다. 전공적합성에서 좋은평가를 받기 위해 관련전문지식을 자랑하듯 나열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지식승부를 벌이려다 전공교수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도리어 점수가 깎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잠재력과 학업열의를 갖춰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인재를 뽑는 과정이다. 전공기초소양과 관련해서는 지원학과에 대한 관심도와 열정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 입학사정관은 “자연계는 교과서, 인문계는 시사쟁점 위주로 문제를 출제한다”라며 “지원자의 80%가 충분히 대답할 수 있도록 난도를 조정하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설록 실장은 “면접은 완벽함을 평가하기 보다는 지원자의 발전가능성과 창의성, 순발력 등을 평가한다”며 “과정에서 실수나 지적을 받은 경우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풀어나간다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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