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박근혜 … 그년” 트위터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후보를 ‘그년’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벌어졌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돈 공천 의혹사건을 언급하면서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금품을 수수한)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레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썼다. 이에 ‘John_2512’라는 네티즌이 트위터에 문제를 제기하자 이 의원은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입니다. 나름 많은 생각을 하였지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소한 표현에 너무 매이지 마세요, ‘그년’과 ‘그녀는’은 같은 말입니다”고 다시 해명했다.

 박근혜 후보 캠프 이상일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실수로 오타를 낸 게 아니라 상스러운 욕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쓴 것”이라며 “박 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데 혈안이 돼 온 민주당에선 이제 쌍욕까지 내뱉은 사람이 나왔다.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그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잘못을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국민 대다수가 분노의 회초리를 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 개인뿐 아니라 대한민국 여성 모두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까지 트위터에 “이종걸 의원의 막말. 저속하고 유치한 인신공격. 이분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듯. 민주당, 김용민 사태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봅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인적으론 오타, 내지 축약을 빙자한 다분히 의도적인 도발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야당 지지층이) 인터넷에 ‘은지원 (박 후보) 자식설’ 등 유치하고 저속한 마타도어를 퍼뜨리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문화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본다. 정정당당하게 비판하고 정정당당하게 방어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트위터 원문에서 ‘그년’을 ‘그녀는’으로 정정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논란이 증폭되자 이 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컴퓨터가 아닌 아이폰으로 몇 초 만에 글을 써서 ‘보내기’를 누르다 보니 본의 아니게 표현이 그렇게 됐다”며 “듣기에 불편했던 분들께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6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5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이 위원은 경기도 안양 만안에서 4선에 성공한 중진의원으로 항일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다. 이회영 선생은 이시영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의 형이다.

류정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