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 서비스연기 IMT-2000사업에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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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신서비스 업체중 가장 먼저 오는 5월 IMT-2000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던 일본 NTT도코모가 기술적 문제로 서비스 시기를 10월로 늦춤에 따라 한국의 IMT-2000 서비스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작년 IMT-2000 사업 허가권을 따낸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일본 NTT도코모와 같은 비동기 방식(W-CDMA)으로 내년 5월부터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으나 국내 기술력이 아직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일본이 서비스 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동기식 2.5세대 서비스인 IS-95C 서비스를 위해 이미 3천억-3천5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해야 할 상황이어서 내년부터 IMT-2000 서비스를 개시하게 되면 IS-95C에 대한 투자가 자칫 무용하게 될상황이다.

따라서 한통이나 SK텔레콤 내부에서는 IMT-2000 서비스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의견이 지배적이다.

최대 144Kbps의 전송속도를 갖고 그런대로 동영상 서비스까지 지원할 수 있는 IS-95C 서비스를 충실히 해나가면서 향후 IMT-2000 서비스를 위한 기술력이나 재정적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서비스를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이미 유럽 국가들도 비동기식 IMT-2000 대신 비동기식 2.5세대 서비스인 GPRS(일반패킷 무선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로밍''(Global Roaming)이라는 IMT-2000의 최대 목표가 사라지고 기술적 안정성도 불투명한 W-CDMA에 주력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도 있다.

정보통신부 역시 IMT-2000 서비스 실시 시기를 못박지 않고 사업자들의 자율적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IMT-2000법인인 KT-아이콤은 지금까지는 내년 월드컵 개최 시기에맞춰 IMT-2000 상용서비스가 개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술력이 내년 5월에 맞춰 비동기식 시스템과 단말기를 공급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태이다.

여기에 동기식 IMT-2000 서비스 사업자로 거론되고 있는 LG텔레콤의 입장도 IMT-2000 서비스 연기론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해외사업자들과 IMT-2000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물밑교섭을 진행하고 있는LG텔레콤측은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2.5세대인 IS-95C(MC1X)로 한국통신.SK텔레콤과 경쟁을 해나가면서 가장 먼저 MC1X-ev 등 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동기식 사업자에게 최소 20%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만 해준다면 제3세대 서비스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LG텔레콤의 판단이다.

정통부도 국내 장비업체들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동기식 사업 육성을위해 동기식 서비스가 비동기식 서비스보다 먼저 제공돼야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결국 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우며 국민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IMT-2000 서비스는 `기술의 진보''와 `현실과의 접목''이라는 두 명제가 접점을 이룰때까지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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