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 연일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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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와 금리.환율의 변동이 심해지면서 관련 파생상품의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서 매매되는 종합주가지수 선물과 종합주가지수 옵션은 지난 19일 거래량과 거래대금에서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선물 거래량은 20만6천여 계약으로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 1월 17일 16만9천여계약보다 20% 이상 많았다. 거래대금은 7조3천여억원으로 종전 기록(1월 17일 6조3천여억원)을 1조원 가까이 추월했다.

옵션 거래량(4백14만여 계약)과 거래대금(2천8백41억원)도 종전 기록을 월등히 능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 선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999년 6만9천여 계약에서 지난해 8만1천여 계약, 올 들어 11만2천여 계약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 옵션은 99년 32만1천여 계약에서 올 들어 1백50만여계약으로 다섯배 가까이 급증했다.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채선물과 달러선물.옵션도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하루 1만 계약 미만이 매매되던 국채선물 거래량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3만 계약을 넘어섰다. 달러선물도 지난해 하루 평균 5천5백여 계약에서 올 들어 8천3백여 계약으로 50% 이상 늘었다.

올해 처음 거래된 코스닥50 선물도 지난 1월 1천1백여 계약에서 지난달 3천3백여 계약으로 세배 가량 증가했다.

파생상품 거래가 이처럼 활발해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와 금리.환율의 변동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7월 초 850선에서 이달 초 490선까지 내려간 뒤 지난 20일 556선으로 반등했고 원화가치도 같은 기간 중 1천1백4. 4원(2000년 9월 4일)~1천3백65.2원(지난 4일)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는 지난해 7월 8.25%에서 지난 2월 5.0%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6.4%대로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헤지거래의 필요성이 크게 늘어났다. 대한투신운용 유희대 채권운용팀장은 "국채선물의 경우 지난해 7월 채권 시가평가제가 실시된 뒤 펀드 매니저들이 적게는 설정액의 2~3%, 많게는 10%까지 포지션을 걸어 두고 있다" 고 전했다.

적은 증거금으로 많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을 노린 투기적 매수세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선물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99년부터 최근까지 줄곧 5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선물거래소 조윤희 상무는 "최근 환율.금리 변동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커져 관련 파생상품의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 이라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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