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화속 집이야기] '매디슨 카운티의…'

중앙일보

입력

부엌은 집을 따뜻한 가정으로 만들어 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엌들이 등장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

'원 트루 씽' 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고, 농촌과 도시 교외지역이라는 지역적인 배경 등 차이가 있지만, 두 영화 모두 여자주인공이 헌신적인 주부라는 점과 함께 비슷한 분위기의 부엌이 흥미를 끈다.

'원 트루 씽' 은 유명한 영문학 교수인 남편과 하버드대를 나온 우수한 딸.아들을 돌보는 일에 평생을 바쳐온 엄마가 암에 걸려 죽어가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에는 미국 중산층 주택의 전형적인 부엌이 등장한다. 부엌 가운데는 아일랜드형 작업대가 있어 다양한 조리를 할 수 있다.

작업대 밑부분은 수납공간으로 짜여 있고, 부엌 한 구석엔 간단한 식사를 하기 위한 작은 식탁이 마련돼 있다.

부엌 창가에는 조그마한 화분과 함께 각종 허브를 줄에 엮어 매달아 두었다. 요리 등 가사일에 전문적인 엄마에게 어울리게 모든 것이 편리하고 기능적이며, 소품 하나하나가 솜씨 좋은 주부의 살림살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는 아이오와의 농촌주택이 배경이다. 우선 부엌이 아주 넓다. 그리고 따로 식당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엌 가운데 식탁이 놓여 있어 식당의 역할까지 겸한다.

조리대나 수납공간이 넓은 공간의 벽을 따라 돌아가면서 배치돼 작업동선이 길다. 요리를 하기에는 불편하게 생긴 것이 단점. 그러나 이 부엌은 가족생활의 중심이다. 주인공이 사진작가를 대접하는 곳도 이 부엌이고, 주인공의 자녀들이 엄마의 유서와 지나간 일기를 읽는 곳도 이곳이다.

따라서 부엌이지만 벽에는 벽지와 그림이 걸려 있고, 창에는 카페 커튼이 쳐져 있어 아늑하다.

매릴 스트립이란 주인공이 같다는 공통점 이외에도 냉장고에 붙여놓은 여러가지 메모들, 부엌을 장식한 꽃, 식탁 가운데 놓인 양념통 등 각기 다른 두 영화에 나오는 부엌에서 다양한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이 이들 영화를 보는 재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