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종편 3사만 출연 거부 ‘고무줄 잣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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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통합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채정)가 종합편성채널 4개 중 JTBC, TV조선, 채널A 세 곳이 주관하는 대선 후보 경선 토론만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종편 중 MBN 주관 토론에는 참여키로 했다.

 민주당 선관위 문병주 토론팀장은 1일 “당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볼 때 종편을 수용하게 되면 혼란이 있을 수 있어서 종편 주관 대선 경선 토론은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MBN에 대해선 “케이블 뉴스채널일 때부터 방송 토론에 참여했고 전당대회 중계도 해왔다”며 타 종편 3사와는 다른 잣대를 제시하며 출연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2009년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한 데 반대해 종편 출범 이후부터 모든 종편에 줄곧 출연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대선을 앞두고 입장을 바꿨다. 중앙·조선·동아 등 3대 종합일간지 계열의 종편에만 출연 거부를 결정한 것이다. 야당으로서 미디어법 날치기에 항의하려는 본뜻보다 특정 언론에 대한 거부감 표현이 강조된 셈이다.

 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의원은 “수권을 하겠다는 정당이 마음에 드는 언론에만 인터뷰하면서 편가르기 하겠다는 게 말이 되나. 종편 시청자들은 유권자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급박한 상황에서 기자들이 동시에 수십 개의 마이크를 들이대는데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고 말할 수가 있나”라며 평소 당내 지도부의 ‘종편 출연 금지령’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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