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는 비극의 연극 '가면무도회'

중앙일보

입력

리투아니아 빌니우스 스몰극단의 '가면무도회' (사진) 가 서울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서울연극제에 초청된 리투아니아 메노포르타스극단의 '햄릿' 의 무대를 얼음과 불길.비가 뒤덮었다면 이번 '가면무도회' 에서는 하염없이 무대위로 떨어지는 눈(雪) 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의 내용은 비극이지만 극단은 아름다운 불꽃, 우아한 왈츠, 광대들의 바보스러운 몸짓 등 상상을 초월하는 표현력을 동원한다. 지난해 '햄릿' 을 감명깊게 본 사람이라면 특히 권할만한 작품이다.

메노포르타스와 스몰은 리투아니아에서 쌍벽을 이루는 극단. 1997년 리투아니아와 유럽의 각종 연극제의 상을 두 극단이 휩쓸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가면무도회' 는 97년 리투아니아 크리스토퍼 최고작품상과 이듬해 러시아 안톤 체홉 국제 연극제상, 캐나다 모리에 세계 연극제, 스위스 취리히 국제연극제상, 97 러시아 왕금 마스크상등을 수상했다.

작가 미하일 레르몬토프는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쉬킨의 뒤를 잇는 낭만주의시대의 대표 시인이다. 이 작품은 26세의 나이에 요절한 그의 대표작이다.

순결한 아내에 대한 의심, 남편의 모욕 당한 신의와 질투심 등 작품의 동력은 '오델로' 와 비슷하다. 그러나 연출가 리마스 투미나스는 비극적인 사건과 인물 사이에 유머와 해학을 섞음으로써 전통과 공식을 파괴한다.

주요 모티브는 눈(雪) . 공연시간 내내 무대 위를 덮는 눈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대변하고 감정과 리듬을 나타낸다.

배우들은 자국어인 리투아니아어로 연기하며, 한글 자막이 준비된다. 26~28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3시30분.7시30분. LG아트센터. 02-2005-0114.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