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키 크는 여름방학 습관

중앙일보

입력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여름방학은 키를 키우기 좋은 때다. 사춘기가 전인 아이가 1년에 4㎝ 이하로 자란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엄마들은 방학이 되면 바쁘다. 아이를 위한 건강식부터 부족한 공부까지 꼼꼼히 챙겨야 해서다. 공부도 건강식도 좋지만 엄마들이 또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키’다. 아이의 키가 1년 동안 4㎝이하로 자랐다면, 사춘기가 시작됐는데도 눈에 띄게 크지 않았다면 지금 바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어린아이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이 자란다. 태어났을 때 평균 키는 약 50㎝이며 생후 1년간은 25cm, 2년째는 12.5㎝ 성장한다. 사춘기까진 해마다 평균 5.5㎝정도씩 자란다. 사춘기가 되면 남자는 연평균 7㎝, 여자는 6.4㎝씩 급격히 큰다. 다시 말해 1년에 4㎝이하로 자라 거나 사춘기가 됐는데도 키가 잘 크지 않는다면 아이 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키가 잘 크지 않는 아이들은 보통 특발성 성장장애인 경우가 많다.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은 나타나지 않으면서 키가 덜 자라는 걸 뜻한다. ‘특발성 성조숙증’이라고도 한다. 사춘기가 일찍 찾아와 2차 성징이 빨라진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성조숙증은 뇌의 종양이나 성호르몬 분비기관 질환 같은 병적인 요인이 있는 경우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특발성으로 나뉜다”며 “최근 증가하는 성조숙증은 대부분 특발성으로 비만이나 영양과잉, 환경호르몬,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춘기가 빨라지는 것의 문제는 ‘키’에 있다. 사춘기가 시작되고 성호르몬이 분비되면 키가 일시적으로 빨리 자랐다가 시간이 지난 후 성장판이 닫힌다. 처음엔 또래보다 빨리 크는 것 같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최종 키가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

성조숙증으로 인한 성장장애는 극복할 수 있어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 성인이 됐을 때 유방암 이나 조기폐경이 나타날 확률도 높다.

 성조숙증으로 인한 성장장애는 극복할 수 있다. 키는 유전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성장 과정 상의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과 그에 따른 조기 성숙, 걷거나 앉는 자세 등이 해당된다.

 좋은 음식을 잘 먹고 알맞게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키는 더 클 수 있다. 가만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만 하는 아이들은 햇빛을 보지 못해 활성형 비타민D3을 합성하지 못한다. 칼슘 흡수가 잘 되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발육도 좋지 못하다.

 키 성장을 위한 한방치료도 있다. 박 원장은 “원인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하면 천연한약으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성호르몬의 분비는 늦춰 초경을 지연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는 촉진해 키가 크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이 말하는 한방치료는 율무와 강황을 비롯한 10여 종의 한약에, 자체 개발한 성장촉진 신물질 KI-180을 병행 처방한 ‘조경성장탕’이다. 유전적인 키보다 더 크려면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은 성장호르몬의 양이 늘어나야 한다. 조경성장탕은 성장호르몬을 증가시켜 키를 크게 하는 반면 여성호르몬(혹은 남성호르몬)은 낮춰 사춘기의 진행과정을 5분의 1 정도로 늦춘다.
 
찬 것만 먹어 장이 차가워지면 영양결핍 올 수도

 사람의 키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가장 많이 큰다. 여름도 마찬가지다. 봄에는 식물이 싹을 틔우고 여름에는 무성히 자란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시기다. 반면 키가 쑥쑥 클 시기에 감기라도 앓게 되면 성장에 마이너스가 된다.

 날이 더운 여름에는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찬 것만 먹으면 장에 탈이 날 수 있다. 찬 것을 먹어 장이 차가워지면 흡수장애가 발생한다. 아무리 영양가 있는 것을 먹어도 소장에서 흡수를 하지 못하면 영양결핍과 탈수 증상이 올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난 후에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땀을 통해 몸 속 무기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무기질에는 나트륨과 철, 마그네슘 등이 포함돼 있다. 철이 결핍되면 빈혈이 생기고,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신경이 불안정해지며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또 무엇보다 성장도 느려진다. 또한 잠은 가능하면 숙면을 취한다. 깊게 푹 자야 성장호르몬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도움말=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

●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8가지 비결

① 체중관리를 한다. 140㎝가 될 때까지 30㎏를 유지
② 콜레스테롤이 높은 조개·갑각류·내장고기·보양식 피하기
③ 튀김류와 사골국 등 트랜스지방 피하기
④ 다양한 환경호르몬과 정신적 스트레스 줄이기
④ 주3일 30분씩, 땀 흘릴 정도의 유산소 운동하기
⑤ TV나 인터넷 게임 등 시각적인 자극 피하기
⑥ 실내 환기 철저히 하고 10시 이전에 숙면하기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하이키" 한의원 제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