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레이트] 각 팀 전력 분석 - LG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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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엘지 트윈스 팬들은 작년 플레이오프전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었던 기억을 깨끗이 씻어 버리고 선수들이 한국 시리즈 우승 깃발을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타격이 약한 내야 타선에 힘을 실어줄 요량으로 공식적으로 4년간 18억원(사이닝 보너스 10억원 연봉 2억원) 이라는 거금을 들여 해태 타이거스 소속의 홍현우를 데려왔고 또한 작년 초 선수협 문제로 제대로 훈련을 못했던 대형타자 양준혁과 김재현 등 간판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되었으나 검증된 용병 로마이어를 영입하여 최고의 타선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은 형편없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믿었던 타자들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고 에이스 데니 해리거 또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도약을 노리는 이광은 감독의 얼굴을 그늘지게 하고 있다.

트윈스의 투수력은 현재 8개 팀 중 중위권으로 분류되어 있다. 선발 투수에 해리거, 장문석, 안병원, 김민기, 에프레인 발데스가 중간 계투에는 김상태, 최창호, 이승호, 경헌호, 김혁섭, 류택현, 전승남, 신윤호 그리고 마무리에는 신인 이동현이 맡고 있다. 여기에 재활 중인 에이스 최향남 등이 있다.

그런데 선발진은 약한 전력은 아니나 해리거를 제외하면 그렇게 믿음감을 주지 못하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즉 팀이 연패를 당할 때 확실하게 끊어줄 수 있는 투수가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해리거는 비록 시즌 초반에 컨디션이 나빠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으나 조만간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과 비슷한 승 수를 노리고 있다.

작년 마무리에서 선발로 돌아선 장문석은 구위는 좋으나 작년 플레이오프전 역전패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가지는 게 급선무일 듯하다.

그나마 안병원과 김민기의 컨디션이 나아 보인다. 굳이 타선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10승까지 바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용병인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발데스는 팀 내 유일한 좌완 선발요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와 애리조나에서 잠시 뛰기도 한 발데스는 빠르지 않은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절묘한 컨트롤과 함께 각이 예리한 변화구로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중간 계투진도 두텁지만 몇 년 전 믿음을 주었던 김기범-차명석-송유석과는 격이 떨어진다는데 코칭스테프의 고민이 있다. 특히 중심이 되어야 할 경헌호와 이승호가 제 구위를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7이닝 이상을 버터 줄 선발 투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중간계투진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마무리는 고졸 신인 이동현이 맡게 된다. 올 해 경기고를 졸업한 이동현은 키 192cm 과 몸무게 90kg으로 신체조건이 대단히 좋으며 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속도145km/h 대의 묵직한 직구가 돋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말그대로 ‘미완의 대기’다. 신인이라 위기관리 능력이 우선시 되는 마무리 투수의 조건에는 미달되는 게 아쉽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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