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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유로존 구할 모든 조치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6일(현지시간) “유로존 구제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 콘퍼런스에서 “ECB는 위임받은 권한 안에서 유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나를 믿어달라. 조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언급은 스페인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ECB에 대한 시장 개입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ECB는 다음 달 2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어,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유로존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인하와 함께 장기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정부의 이기주의로 인해 통화정책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나온 뒤 최근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 이날 낮 12시(런던시간) 현재 스페인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0.48%포인트 하락한 5.94%를 기록했고, 이탈리아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49%포인트 내린 4.45%에 거래됐다. 또 유럽 주요국 증시의 주가도 1% 이상 오름세로 돌아섰다. 브뤼셀 소재 KBC뱅크 VN의 피에트 람멘 연구소장은 “드라기의 발언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 무엇인가 적극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체인 유로그룹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해 스페인 은행권으로부터 스페인 국채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ZD)은 26일 익명의 유럽연합(EU) 관계자의 말을 인용, “유로그룹이 스페인에 대한 새로운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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