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서울 도곡동 대림아크로타운

중앙일보

입력

12~15층짜리 그만그만한 아파트들이 임립(林立)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최근 몇년 사이 40층 안팎의 마천루가 들어서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서울시가 시유지를 용적률 1천%의 상업용지로 팔면서 생겨난 고층 빌딩들이다.

그러나 오피스 보다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형블록 서북쪽 코너에 연한 초록색으로 눈길을 끄는 빌딩은 46층짜리 아파트 두 동과 32층 오피스텔로 이루어진 대림아크로타운. 99년 말 지어졌다.

주상복합건물이 보통 아래층에 상업용, 위층에 주거용을 배치하던 것과는 달리 건물별로 용도를 분리해 사무용 오피스텔 빌딩과 주거용 아파트로 나눈 것이 특징이다.

아파트는 기존의 판상(板狀)형이 아닌 타워형으로 주변의 일반 아파트와 모습이 크게 다르다.

아크로타운의 기본설계는 해외 지명 현상설계를 통해 미국의 헬무트.오바타 앤드 카스바움사가 맡았으며 실시 설계는 국내 업체인 아키피아 건축사무소가 담당했다.

아파트 주변과 지상층의 일부는 가로 공원과 광장으로 조성해 시원한 개방감을 주고 있다. 또 아파트 1~2층에는 호텔의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로비와 비디오룸, 주민용 라운지, 노래방, 어린이 놀이방, 스포츠 시설 등 각종 주민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삭막해지기 쉬운 아파트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시설들이다.

명지대 김혜정(건축학과)교수는 "아크로타운은 1~2층에 집중배치한 커뮤니티 시설의 사용 빈도가 특히 높았다" 며 "이에 따라 초고층 아파트가 오히려 이웃간의 유대를 높이는 결과를 나타냈다" 고 평가했다.

분양 가격이 평당 1천만~1천4백만원에 달했던 대림아크로타운은 최첨단 보안 장비와 각종 스포츠 시설 등이 갖춰진 초고층 빌딩이 주거용으로 어떻게 자리잡아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신혜경 전문위원 hk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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