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보와 얼티밋TV의 공통점 '불합리한 사용료'

중앙일보

입력

필자가 디지털 비디오 리코더 티보(TiVO)와 얼티밋TV(UltimateTV)를 비교 검토하는 글을 쓰려고 하는 순간 티보사의 대규모 해고 뉴스가 들려왔다.

이 시장에서 세 번째 경쟁업체인 리플레이 네트웍스(Replay Networks)가 최근에 하드웨어 사업을 포기하고 회사 인수에 나섰던 사실을 감안하면 티보의 이같은 문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만 상층부가 아닌 바닥에서부터 해고 조치가 이뤄질 것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필자는 이 제품들의 장/단점을 살펴보는 것 이전에 두 회사가 수용해온 비참한 사업모델에 대해 먼저 비판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특히 둘 중 좀더 공격적인 티보에게 특별한 관심을 두면서 말이다. 제품 검토는 다음 기회로 미룰 것이다.

냉장고를 구매하고 전기료를 낸 다음에도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하려면 제조업체에게 매달 수수료를 지불해야만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냉장고 뿐 아니라 집 구석구석에 있는 모든 제품들에도 이같이 추가 설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추가 비용을 내지 않으면 그 제품들의 원래 역할인 빨래, 건조, 냉풍, 훈풍 등이 전혀 행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런 상황이 된다면 우리는 당장 파산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매우 화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티보와 MS의 얼티밋TV를 계속 시청하려면 고객들이 매달 사용료를 지불해야 되는 것에 필자는 기본적으로 반감을 갖고 있다.

물론 그들은 이 비용을 프로그램 스케줄 비용이니 인터넷 접속 비용이니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둘러대지만 그것은 속임수일 뿐이다.

얼티밋TV와 티보 기기와 함께 패키지된 다이렉TV 위성 수신기는 훌륭한 독자적인 프로그램 가이드를 제공한다. 디지털 케이블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도대체 두 번씩이나 지불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가 399달러에 구입한 비디오 리코더가 낡아서 못쓰게 될 때까지 비디오 녹화는 실제로 할 수 없단 말인가? 티보나 얼티밋TV로는 그럴 수 없다. 필자는 9.95달러의 월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 물론 월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프로그램 가이드가 제공되지 않고 그렇게 되면 비디오 녹화도 할 수 없다.

티보 고객들은 그 대신 199달러의 평생 가입비를 선택할 수 있다. 얼티밋TV 고객들은 월 29.95달러를 지불하고 무제한의 ISP/웹TV 및 얼티밋TV 계정을 얻을 수 있다.

불합리한 요금

솔직히 필자 생각엔 이같은 불합리한 상황 때문에 장비들이 헐값에 내놓아지는 것 같다. 헐값에 내놓게 되면 기기 한대 당 보통 200달러 정도의 손해를 보게 된다. 티보는 이런 손실액을 ''평생'' 가입비로 환수함으로써 티보 한 대의 실질적 가격을 650달러로 만든다.

모든 하드웨어 기업들이 기기 판매로 지속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티보와 얼티밋TV가 고작 프로그램 가이드를 제공하면서 매년 기기 한 대 당 120달러의 이익을 얻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심하다.

게다가 티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터보는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 일이라면 결코 남보다 뒤지지 않는 MS조차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생각중이다.

이것은 바로 고객들의 TV에 광고를 판매하는 것이다. 이 말은 프로그램 가이드와 추천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특별 채널을 만들고, 심지어 언젠가는 당신이 보는 프로그램 속에 목적성 광고를 끼워 넣겠다는 의미다.

이런 노력은 티보가 상업 광고를 빠르고 쉽게 건너뛸 수 있는 방법을 절대로 갖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얼티밋TV와 리플레이는 단추 하나만 누르면 프로그램을 30초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단추를 네 번이나 눌려야 광고를 안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비난받을 만한 사업관행을 갖고 있긴 하지만 필자가 애호하는 제품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필자는 MS의 내부 소식통과 흉금을 터놓는 사이다.

그는 얼티밋TV가 월 사용료를 받으려면 좀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월 사용료를 그만 받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사용료가 기기를 계속 작동시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 필자도 비용지불을 언짢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특히 그 비용이 다이렉TV 월 사용료에 포함될 경우에도 말이다.

하지만 현 상태로 볼 때 기존의 사용료 구조는 어처구니없을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구매 결정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수많은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번 칼럼에서는 이 두 시스템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필자의 입장을 밝힐 것이다.

이런 사업 관행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

David Cour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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