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판도 변화속에 숙제 산적

중앙일보

입력

2000-2001 프로농구가 새로운 판도 변화속에 관중동원과 심판 판정, 경기 운영, 방송사 횡포 등의 많은 숙제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팀 성적에서는 정규리그 1, 2위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우승, 준우승을 나란히 차지한 삼성과 LG 및 지난 시즌 꼴찌 신세기의 부상이 `전통의 강호' 현대, 기아의 몰락과 대조를 이뤘다.

또 관중은 지난 시즌보다 2.4% 증가했지만 프로 출범 이후 최소 증가율에 그쳐관중 동원에 경종이 울렸고 심판 판정 시비와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 방송사의횡포로 들쑥 날쑥했던 경기 시작 시간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판도변화

프로들어 아마 시절의 명성을 간신히 유지했던 삼성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최다승(34승) 정규리그 1위에 이은 챔프전 첫 우승으로 농구 명가의 명예를 다시 찾았다.

지난 시즌 7위였던 LG 역시 가공할 외곽포로 정규리그 2위와 챔프전 준우승으로정상권 팀으로 발돋움 했고 지난 시즌 꼴찌였던 신세기는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3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던 현대는 주전들의 부상 때문에정규리그 6위로 간신히 6강 PO에 진출하는데 그쳤고 모기업의 경영악화까지 겹쳐 `현대' 간판을 내리는 비운을 맞았다.

원년 우승팀 기아 역시 세대교체와 용병 농사 실패로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9위까지 추락, PO 진출 첫 실패라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기록

`막슛' 돌풍을 일으킨 데니스 에드워즈(SBS)가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 2차례(56점, 57점) 경신, 최단 경기(29경기) 1천점 돌파 신기록을 세우며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 기록(1천504점)까지 갈아 치웠다.

또 정규리그 MVP 조성원(LG)도 정규리그 최다 3점슛(173개), 역대 통산 최다 3점슛(598개), 한 시즌 정규리그 국내선수 최다득점(1천157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리온 데릭스(SBS)는 올 시즌 7번의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개인 통산 7개를 기록, 한 시즌 최다와 개인 통산 최다 기록까지 깨뜨렸다.

이외에 조니 맥도웰(현대)이 프로 사상 첫 4천점을 넘어 4천800점으로 통산 최다득점 1위를 지켰고 강동희(기아)는 프로 첫 200경기 출장에 성공했다.

삼성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승리로 최다승(34승) 정규리그 1위 기록을 바꿨고조동현(신세기)은 25m짜리 최장거리 버저비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관중

이번 시즌 총 관중은 86만4천666명으로 지난 시즌 84만4천163명보다 2.4% 늘어나 관중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에 비해서는 선전했다.

하지만 증가율로 보면 이전의 5∼84%보다 훨씬 낮아 자칫하면 감소세로 돌아설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구단별로는 LG가 지난 시즌보다 39.6% 늘어난 10만3천193명으로 이번 시즌에도관중동원 1위를 했지만 인기 구단인 SK와 현대 등은 오히려 감소세를 기록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매 게임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관중이 32% 이상 늘어난데서 관중 동원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판 판정 시비와 경기 운영

계속되는 문제점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오심성 판정으로 경기가 중단된데 대해해당 심판에게 시즌 종료때까지 자격정지 징계를 내리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이 심판에 대한 징계 기간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내내 심판 판정에 대한 각 구단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눈꼴 사나운 항의, 심판들의 보상성 판정이 끊이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특정팀 감독이 상대 선수의 말을 인용, 심판들을 비난했다는얘기가 들렸고 일부 용병들은 심판의 몸에 손을 대거나 경기장 집기까지 부수는 행패를 부렸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심판들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과 제도적 장치 마련 및 페어플레이를 위한 선수, 코칭 스태프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

◆그 밖의 문제점

공중파 방송사들이 갑작스럽게 중계 일정을 변경, 관중들과의 약속인 경기 시작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일부 방송사들은 정규리그는 물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부가 갈리는 중요한 상황에서 중계를 끊어 팬들의 원성이 높았다.

또 일부 방송사 중계 요원들은 통신과 신문사 취재석까지 무단 점령하는 횡포를저질러 물의를 일으켰다.

이외에도 큰 부상은 없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한 관중이 경품을 받으려다 2층관중석에서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구단들의 안전 불감증도 노출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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