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 롯데만 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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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롯데의, 롯데에 의한, 롯데를 위한 올스타전이었다. 이스턴리그 전 포지션 싹쓸이에 이어 황재균(25·롯데)이 ‘미스터 올스타(MVP)’에 뽑히며 올해 올스타전은 ‘롯데 천하’로 막을 내렸다. 황재균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3타수 2안타·2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45표 가운데 23표를 획득한 황재균은 팀 동료 전준우(8표)를 제치고 생애 첫 올스타전 MVP에 선정됐다. 황재균의 MVP 수상으로 롯데는 역대 31차례 올스타전에서 13번이나 MVP를 배출했다.

 올해 ‘롯데 천하’의 조짐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부터 나타났다. 롯데는 삼성·SK·두산과 함께 속한 이스턴리그에서 전 포지션을 싹쓸이했다. 한 팀에서 올스타 10명이 모두 뽑히기는 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워낙 인기가 많은 팀인 데다 선두 경쟁 중인 팀 성적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싹쓸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올스타에 뽑힌 롯데 선수들은 기뻐하기는커녕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롯데 선수들은 실력으로 비난 여론을 잠재웠다. 롯데 선수로 베스트 10이 꾸려진 이스턴팀은 웨스턴팀을 5-2로 제압했다. 선발 등판한 유먼은 2이닝 무실점·2탈삼진으로 탈삼진상을 받았고, 박종윤과 전준우는 각각 동점 적시타와 쐐기 1점 홈런을 터뜨렸다.

 MVP 황재균은 “내 생애 가장 큰 상을 받아 기쁘다”며 “올스타 선정을 놓고 좋지 않은 얘기가 많아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이젠 가벼운 마음으로 후반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밝혔다.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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