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콤비’ 가봉 꺾을 자신감 보여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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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가운데)이 21일 끝난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7분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고 있다. 박주영은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최종 모의고사는 합격점이다. ‘기구(기성용·구자철) 콤비’가 경기를 지배했다.

 올림픽팀은 21일(한국시간) 영국 스티브니지 라멕스 스타디움에서 끝난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전반 3분 기성용(23·셀틱)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박주영(27·아스널)·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여유롭게 승리했다. 26일 오후 10시30분 열리는 멕시코와의 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날 상대팀인 세네갈은 같은 아프리카 국가인 가봉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대비한 가상 상대였다. 실력도 만만치 않다. 최종 엔트리 18명 중 17명이 유럽파인 세네갈은 13일 우승후보 스페인을 2-0으로 물리쳤다. 17일에는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스위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세네갈은 스위스와 가봉전에서 한국의 성적을 예상해볼 수 있는 가늠자였다.

 한국은 14일 국내에서 치른 뉴질랜드전(2-1 한국 승)과 비슷한 라인업으로 나섰다. 지동원(선덜랜드)을 대신해 남태희(레퀴야·이상 21)를 선발 투입한 점만 달랐다. 뉴질랜드전에서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던 한국은 이날 공수에서 원활한 움직임을 보였다. 공격에서는 간결한 볼터치로 찬스를 만들어갔고, 수비에서는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패스 줄기를 원천봉쇄했다.

 유럽파인 기성용과 구자철이 돋보였다. 기성용은 전매특허인 대포알 중거리 슈팅과 택배 크로스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습적인 30여m 중거리 슈팅으로 초반 선제골을 뽑은 기성용은 곧바로 3분 뒤 프리킥 찬스에서 박주영의 추가골을 도왔다. 기성용의 발을 떠난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반대편으로 날아갔고 쇄도하던 박주영이 오른발을 갖다대 마무리했다. 기성용은 체격 조건이 좋은 세네갈 수비수와의 일대일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공을 지켰으며 적재적소에 부챗살 같은 패스를 뿌려줬다. 기성용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구자철은 현란한 볼 트래핑과 드리블로 찬스를 만들어갔다. 박주영이 아래로 내려올 때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골을 노렸다. 전반 30분 결실을 맺었다.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이 시도한 슈팅이 수비 맞고 흐르자 구자철이 골문으로 쇄도해 왼발로 차 넣었다. 구자철과 기성용이 버티는 중원은 든든한 느낌을 줬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뉴질랜드전에 이어 연속골을 넣으며 컨디션이 본궤도에 올라왔음을 확인시켰다. 홍 감독은 후반 박주영·구자철·남태희를 교체해 체력 부담을 덜어줬다.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한 올림픽팀은 21일 오후 뉴캐슬로 이동해 막바지 담금질에 나선다.

스티브니지(영국)=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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