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 안되는 SW, 소비자만 골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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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즐겨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가운데 플라스틱 블록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해 블록만 추가로 구매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소프트웨어도 이렇게 한 두 가지 원하는 부분만 추가로 구입해 기존 시스템을 보완하면서 원하는 성능을 얻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호환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자사 제품끼리는 완벽하게 호환되도록 만들지만, 타 업체의 제품과는 교환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자사 제품을 패키지화해 소비자들이 이를 통째로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입하고 여기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를 운영하는 인력과 더불어 매년 새로운 시스템을 위한 신규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사용하던 시스템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존 시스템 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시켜 사용하길 원한다. 지금까지는 기존 시스템을 걷어내면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해 왔지만, 앞으로는 기존 시스템을 보완하는 정도에서 모든 정보화 투자가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이는 향후 소프트웨어는 기업 내부의 기존 시스템들과 호환성을 가져야 환영받는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새로 개발되는 소프트웨어들은 다른 소프트웨어들과 마치 블록처럼 끼워 맞추듯 쉽게 연동돼야 한다.

소프트웨어 구입비용이 부담되는 업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빌려주는 온라인 소프트웨어임대서비스(ASP, Application Service Provider)도 최근 주목받는데, 앞으로는 이처럼 아웃소싱도 일반화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개발되는 소프트웨어는 기존 시스템과의 원활한 호환기능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임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할 것이다.

한이식 나라비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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