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일본 마루베니 'B2B사이트' 개설

중앙일보

입력

한국인이 일본 5대 종합상사중 하나인 마루베니(丸紅) 종합상사에서 `IT벤처혁명''을 주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도쿄(東京) 마루베니 종합상사 본사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인오상원(吳常源.38)씨. 그는 일본 굴지의 화학제품 메이커 65개사를 하나의 인터넷 사이트에 모아놓은`엔플라넷(ENPLANET)''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내달 12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

`B2B(기업간) 사이트(business to business)''의 일종인 이 사이트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특정회사가 자사제품 홍보를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드는 업계의 관행과는 달리 동종업계 경쟁자들을 한 곳에 모아 상품정보를 세일즈하도록 고안했다는 점이다.

도레이, 미쓰비시(三菱)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스미토모(住友)중공업, 닛세이(日精) 수지공업 등 65개 엔플라넷 가입자는 연회비만 내고 자신들이 생산하는 화학제품을 자동차, 가전제품, 포장용기 업체 등에 선전할 기회를 갖는다.

즉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처럼 화학제품의 `쇼핑몰''을 사이버 공간에 재현해 낸것이 엔플라넷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사이트의 장점을 듣고 한국의 코오롱도 이미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이번에 개발한 사이트는 동종산업의 각종 업체가 한 자리에 모여 상품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가입 기업을 150개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씨가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이번 엔플라넷 개설작업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입장에서 볼 때는 `벤처산업''에 해당되지만 장기적인 이익을 내다본 회사측이 오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실현될 수 있었다.

엔플라넷 팀장을 맡고 있는 오씨는 마루베니 입사 이후 합성수지 분야에서만 10년간 근무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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