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국내시장 공략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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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으로부터 대규모 출자 지원을 받게 된 현대건설이 10개월 만에 재개발사업 수주에 참여한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은 현대건설의 국내시장 공략 재개에 반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성동구 옥수 1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다음달 3일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 시공사 참여의향서를 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는 지난해 5월 서울 독산동 남서울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따낸 이후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면서 지금까지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하지 못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참여하려면 이주비와 사업추진비 등 선(先)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자금난을 겪는 회사는 일을 벌이지 못할뿐 아니라 조합측도 신인도가 떨어진 회사의 참여를 거부한다.

그동안 현대건설이 빠진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시장은 삼성물산.LG건설.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롯데건설 등이 차지했다.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의 재개발사업 재개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D사 임원은 "자본잠식된 회사를 수조원을 들여 살리기로 하니까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선투자 사업에 다시 손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며 "부도난 다른 건설업체와의 형평성을 봐서도 옳지 않은 일" 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 사업은 일러야 3년 뒤부터 돈이 투입되므로 당장 자금 부담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며 "사업비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권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수익성을 판단해 돈을 거둬 빌려주는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옥수 재개발은 2만9천평의 땅에 14~54평형 2천56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현대 외에 대우건설.대림산업이 참여의향서를 냈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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