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두산친정체제 확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한국중공업 주주총회는 한중이 무대뒤로 퇴장하고 두산이 전면으로 나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사명이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것은 물론 사내이사 8명중 박용성 회장, 민경훈 부회장, 박지원 전무, 박용만 이사 등 4명이 두산 출신 이사들로 채워져 두산 친정체제가 확립됐다.

두산이라는 새주인을 맞기까지 한국중공업은 순탄치 않은 역사를 겪어왔다.

지난 62년 정인영 회장이 설립, 식기류 제조업체인 현대양행으로 출범해 76년 창원공장을 세우며 산업설비, 발전설비 부문으로의 확장을 꾀했으나 경영이 악화돼 79년에는 현대그룹에 인수됐었다.

그러나 다음해인 80년 정부의 출자전환을 통해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으로 바뀌었으며 88년 민영화 추진이 1, 2차 입찰로 실패하는 등 진통을 겪다 지난해말 두산이 36%의 지분을 인수, 민영화가 완료됐다.

중공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두산 체제가 확립됨에 따라 한중의 구조조정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이미 간부진의 대대적인 물갈이에 이어 과장급 이상 350명, 대리급 이하 550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 인수 이후 3개월동안 1천명에 가까운 인원조정을 실시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또 지난달에는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사에 6개월 가량 걸리는 사업부문 구조조정컨설팅을 의뢰해 하반기에는 인력조정과 더불어 사업부문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노조는 두산의 이같은 구조조정이 대안없는 실업자 양산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IMF(국제통화기금) 시절 과감한 사업.인력조정과 조직 슬림화로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꼽힌 두산의 저력은 '공기업 한중의 민간기업 만들기'에서 다시 한번 발휘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