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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지혜’ … 기본으로 돌아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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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최근 투자자의 성향을 보면 단기적이고 미세한 시장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이럴 땐 대부분 금융인이 공식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받게 된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단기적인 전망은 암울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진부할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불변의 투자원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분산투자(Diversification)다. 투자 자산은 그 자산의 수익률 변동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자산과 더 위험한 자산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주식과 같이 높은 투자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높은 자산이 있고, 채권과 같이 주식만큼 높은 투자성과를 기대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이 있다. 만약 투자자가 위험자산군에 속하는 상품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높은 투자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큰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을 입을 확률이 그만큼 커진다. 반대로 안정적인 자산만을 가지고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높은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바람직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서는 수익률과 리스크의 양면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펀드 투자자의 경향을 보면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의해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펀드보다는 패시브한 지수 연동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물론 액티브한 펀드와 패시브한 상품 중 하나가 절대 우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액티브 운용법(Active Investment)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펀드 매니저에 의해 능동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운용 방식은 앞으로의 시장 흐름을 예측해 이를 투자의사결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단순히 벤치마크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방식에 비해 변동성 장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투자 대상의 가치를 평가하는 밸류에이션(Valuation)도 투자 시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밸류에이션 지표 중 하나는 주가수익비율(PER)이다. PER은 해당 주식의 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해당 기업의 순이익이 커질수록 혹은 주가가 저평가될수록 PER은 작아진다. 곧 PER이 작을수록 투자가치가 더 높은 주식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낮은 수준의 PER은 향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익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다음은 적립식(Installment) 투자다. 적립식 투자의 강점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다. 일정한 금액을 매달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가 쌀 때는 주식을 더 많이 매입하고, 비쌀 때는 적게 매입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큰 투자 환경에서도 위험을 줄이고 투자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적립식 투자를 통해 투자자의 고질적인 습관 중 하나인 ‘고점매수, 저점매도’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시장 흐름을 정확히 예측해 ‘저점 매수 고점 매도’ 전략이 매번 적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어떤 투자 전문가도 정확한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파악해 적시에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점에서 적립식 투자의 가치가 더 부각될 수 있다. 적립식 투자는 투자자금을 조금씩 나누어 투자함으로써 투자욕구가 가장 낮을 때에도 투자를 강제해 계속 시장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마지막으로 배당(Dividend)소득에 초점을 맞춰보자. 주식은 주로 위험자산으로 일컬어지지만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안전한 마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려해 볼 만하다. 배당이란 기업이 운영의 결과로 이익금이 발생하면 주주가 소유한 주식 수에 비례해서 이익금을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 배당금은 자신들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배당금 삭감을 꺼리고, 지속 가능한 지급 능력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면에서 배당금은 주가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으며, 특히 저금리 환경에서 높은 배당금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나아가 배당소득을 재투자로 활용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누구나 위기를 맞이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다. 그런 때일수록 대안은 ‘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기본(基本), 즉 기초와 근본이 존재한다. 소년 다윗이 거구의 골리앗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 이겼듯 개인 투자자도 다윗의 지혜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몇 번은 맞이하게 될 변동성 장세를 이겨내는 기지를 발휘하길 바란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