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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피트 커플의 〈더 멕시칸〉 1위 개봉!

중앙일보

입력

슈퍼 스타 줄리아 로버츠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코미디물 〈더 멕시칸(The Mexican)〉이 3월의 봄기운을 반영하듯 스릴러물 〈한니발〉을 잠재우고 3월 2일부터 4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흥행에서 2,011만불의 수입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다. 드림웍스가 스타들의 협조로 불과 4천만불의 저예산으로 완성한 〈더 멕시칸〉의 개봉수입은 줄리아 로버츠 주연작 중에서
는 다섯 번째로 높은 주말 개봉성적이고, 브래드 피트 주연작 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개봉 성적이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번 신작이 1위로 개봉함에 따라 〈런어웨이 브라이드〉, 〈에
린 브로코비치〉에 이어 자신의 출연작 세 편이 연달아 1위로 개봉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되었다.

지난 주말까지 3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던 화제작 〈한니발(Hannibal)〉은 〈더 멕시칸〉의 선전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어주고 1,005만불의 수입으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한니
발〉이 개봉 4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4,278만불에 달한다.

이번 주말 가장 큰 이변은 워너 브러더즈사의 가족용 소규모 코메디물 〈시 스팟 런(See Spot Run)〉이 971만불의 높은 흥행성적으로 3위를 차지한 점이다. 불과 1,500만불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개봉 3일만에 제작비의 3분의 2를 회수하는 괴력을 과시하였는데, 미국 흥행분석가들에 따르면 〈시 스팟 런〉의 성공은 근본적으로 지금이 가족영화의 공백기라는데 기인한 것이기는 하지만 본 영화 상영전 선보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예고편도 관객동원에 많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11월 개봉할 올 가을 최고의 화제작 〈해리 포터...〉는 가족 영화 〈시 스팟 런〉의 개봉과 함께 처음으로 예고편이 공개되었는데, 〈시 스팟 런〉과 〈해리 포터...〉의 제작사인 워너사의 배급 대표 댄 펠만은 이 예고편에 대해
서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언급하며 〈시 스팟...〉의 흥행요인이 일부 〈해리 포터...〉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인기 코메디언 크리스 락이 억울하게 저승에 갔다가 다른 이의 몸을 빌어 부활하는 무명의 코메디언을 연기한 〈다운 투 어쓰(Down To Earth)〉는 782만불의 수입으로 4위를 차지하였다.

오스카 시상식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가운데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세 작품 〈와호장룡〉, 〈트래픽(Traffic)〉, 〈초콜렛〉이 꾸준한 인기속에 이번 주말 5위부터 7위까지를 차지하였는데 〈와호장룡〉이 491만불의 수입으로 5위를 기록하였고, 〈트래픽〉과 〈초콜렛〉이 각각 448만불과 420만불의 수입을 올려 6위와 7위를 기록하였다.

한편, 지난 주말에 개봉했던 두 편의 영화는 불과 개봉 2주째인 이번 주말, 최악의 흥행을 기록하였는데, 커트 러셀,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그레이스 랜드로 가는 3,000마일(3,000 Miles to Graceland)〉이 주연들의 인기를 무색하게 하는 311만불의 수입으로 9위를 기록하였고, 브렌던 프레이저 주연의 만화와 실사 합성 코메디물 〈몽키본(Monkey Bone)〉은 달랑 113만불의 수입만을 올려 15위에 머물렀다. 〈그레이스 랜드...〉를 만든 워너 사는 이 영화의 최종수입으로 2천만불 정도를 기대하고 있고(현재까지 1,225만불), 무려 7천만불의 제작비를 들여 〈몽키본〉을 만든 20세기 폭스 측은 〈몽키본〉의 최종수입으로 고작 650만불(현재까지 434만불)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말동안 흥행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7,491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 성적(7,473만불)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깜짝 흥행작 〈나인 야드〉와 마돈나 주연의 〈넥스트 베스트 씽(The Next Best Thing)〉이 각각 717만불과 587만불을 벌어들여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5,876만불)과 비교할 때는 무려 27.5%가 증가한 성적이다.

이번 주말 1위를 차지한 〈더 멕시칸(The Mexican)〉은 슈퍼 스타 브래드 피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처음으로 공연하는 로맨틱 코메디물이다. 하지만 〈마우스 헌트〉에 이어 다시 드림웍스의 영화를 연출하게 된 감독 고어 버빈스키가 "이 영화는 결코 스타의 인기에 편승한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가 아니다."고 단언할 만큼 스타 무비치고는 플롯이 다소 엉뚱하다. 실제로 두 배우는 영화의 처음과 끝에서만 스크린에 같이 모습을 보일 뿐 영화 내내 따로 떨어져 있다.

각본은 처음에 무명의 배우들을 주연으로 예상하고 쓰여졌다고 하는데, 피트와 로버츠가 매력을 느낀 나머지 자신들의 평소 개런티에 훨씬 못 미치는 출연료로 출연의사를 밝히면서 이 '스타들의 저예산 영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배급대표인 짐 싸프는 "처음에 이 각본을 읽었을 때, 우리는 총수입이 2천만불 정도일 것이라 예상했었다."고 고백하기도 하였다.

싸프는 이번 주말 동해안에 불어닥친 폭풍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을 것이라 전하며, 출구조사는 별도로 시행하지 않았으나 예약관객의 55%가 여성관객이었으며, 25세 이상과 미만이 대략 절반씩 차지해 고른 관객분포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더 멕시칸〉의 수입 2,011만불은 줄리아 로버츠 입장에서는 최근작들 세편의 개봉수입(〈노팅힐〉의 2,180만불, 〈런어웨이 브라이드〉의 3,500만불, 〈에린 브로코비치〉의 2,810만불)에 못미치는 흥행결과이지만, 브래드 피트로서는 최근작 세편의 개봉수입(〈조 블랙의 사랑〉의 1,500만불, 〈파이트 클럽〉의 1,100만불, 〈스내치〉의 800만불)에 비해서는 앞서는 성적이다.

영화에는 로버츠와 피트 외에 미국뿐 아니라 국내 케이블 TV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프라노〉의 제임스 갠덜피니가 조연으로 출연해 두 주연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는데 실제로 평론가들은 갠덜피니의 연기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영화의 제작은, 〈굿 윌 헌팅〉, 〈펄프 픽션〉으로 자신이 제작한 작품이 두 번이나 오스카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로렌스 벤더가 참여하고 있다.

조직의 상납금 수납을 담당하는 건달 제리 웰벡(브래드 피트)은 두가지 최후 통첩을 동시에 받게 된다. 첫째로 자신의 보스는 제리에게 멕시코로 가서 일명 "더 멕시칸"이라고 불리는 엄청난 값어치의 문화재급 피스톨을 찾아오든지 아니면 자기손에 죽든지 택하라고 명령하고, 둘째로 애인 사만사(줄리아 로버츠)는 제리에게 조직과의 관계를 끝내든지 자기와 헤어지든지 선택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고민한 결과, 죽는 것보다는 살아서 사만사와의 트러블을 감수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한 제리는 국경으로 향한다. 예상외로 손쉽게 피스톨을 손에 넣는데 성공한 제리. 하지만 저주를 부르는 피스톨이라는 전설이 현실화되듯이 제리에게 문제는 지금부터 일어난다. 사만사가 이 19세기산 피스톨을 안전하게 돌려받고자 하는 게이 청부업자(제임스 갠덜피니)에게 납치된 것. 과연 제리는 피스톨의 저주(?)를 물리치고
해피 엔딩할 수 있을 것인지...

피트와 로버츠의 기대와는 달리 〈더 멕시칸〉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혹평쪽으로 기울었다. 굿 모닝 어메리카의 조엘 시겔은 "어떻게 줄리아 로버츠와 브래드 피트같은 박스 오피스 스타가 불발탄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싶은가요? 〈더 멕시칸〉을 보세요."라고 평했고(그는 물론 신문광고에서는 자신의 평중 '〈더 멕시칸〉을 보세요.'라는 말만 인용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장황한 영화상영시간을 정당화하려는 이 가볍기 짝이 없는 로드 무비에는 실상 아무 것도 없다."고 퍼부었다. 특히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각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무려 여섯명의 메이저 언론 평론가들(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티븐 레이,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 뉴욕 타임즈의 스티븐 홀든)이 자신들의 리뷰에서 영화 대사에 대하여 "정신분석가들이나 사용하는 알아듣기 힘든 심리학 용어(psychobabble)라고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저 에버트와 같은 이들은 영화자체는 양호하다고 평했는데, 그는 특히 갠덜피니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조용하게 등장해 놀라움을 전달하는 동시에 줄리아 로버츠로부터 최고의 연기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높이 평했다. 하지만 역시 대부분 평론가들의 의견은 영화전반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는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자신의 리뷰 마지막에서 "〈더 멕시칸〉은 실패한 연출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해준다."라 단정지었다.

이번 주말 2위로 개봉한 〈시 스팟 런(See Spot Run)〉은 유난히 개가 등장하는 가족영화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만든 전형적인 가족 코메디물이다.

이 1,500만불짜리 영화가 〈한니발〉에 비견할 만한 흥행수입으로 당당히 3위를 차지한데 대하여 워너사의 배급대표 댄 펠만은 "너무 너무 훌륭한 흥행결과."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의 질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가 〈해리 포터...〉 예고편의 힘이 작용했던지라 조만간 흥행이 폭락할 것이 예상되지만 이 경우에도 신속한 비디오 출시를 통하여 비디오 시장에서 실속있는 흥행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또, 그는 출구조사결과 96%의 관객이 최상위 등급 2개에 점수를 주었다고 전하며 어쩌면 극장흥행도 꾸준히 이루어질수도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고든 스미스(데이비드 아퀘드)는 지금까지 자신이 쉽게 다루지 못하는 개는 없었다고 자부(?)하는 우편배달부이다. 어느날, 아름다운 미모의 이웃 스테파니(레슬리 빕)가 출장 동안 아들 제임스를 돌봐줄 것을 부탁하고, 고든은 로맨틱한 상상속에서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실상 그녀는 고든에게 제임스를 맡기는 것도 불안해 할 정도로 고든을 덩치만 큰 아기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시내의 다른 한 곳에서는 FBI 요원 머독(마이클 클라크 던컨)이 자신의 파트너인 일명 '일레븐' 요원, 즉 마약 탐지견을 애타게 찾고 있다. 탁월한 마약 수색능력 덕에 지역 갱단의 보스인 소니의 분노를 산 일레븐은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부터 탈출한 것. 지친 일레븐은 피난처로 간주한 고든의 우편 트럭에 숨어 들고, 그를 발견한 제임스는 '스팟'이라고 부르며 돌봐준다. 출장간 스테파니가 눈폭풍으로 인해 못 돌
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남겨진 고든, 제임스, 그리고 스팟. 이들에게 지금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개와 사람의 변신 소동이 시작되는데...

영화에는 〈스크림〉 시리즈의 데이비드 아퀘드가 평소에 개를 숙적으로 생각하는 주인공 우편배달부 고든 역을 맡았고, 〈그린 마일〉의 거인 마이클 클라크 던컨, TV 쇼 〈파퓰러
(Popular)〉의 레슬리 빕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중견 TV 연출가 존 화이트셀이 맡았고, TV 〈엑스 파일〉 시리즈로 에미상을 수상한 존 바틀 리가 촬영을 담당하였다.

〈시 스팟 런〉에 대하여 평론가들은 일제히 최악의 혹평을 퍼부었다. 뉴스데이의 진 시모어는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머리를 쥐어 뜯어며 '대중 문화는 죽었다.'고 절규하게 만드는 류의
영화들중 한편이다."고 조소를 금치 못했고, 보슨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시 스팟 런〉은 자신이 가족영화라고 선언함으로써 자신의 멍청함을 합리화하려고 시도한다."고 공격하였으며, 시카고 트리뷴의 로렌 킹 역시 "최근의 액션 코메디물 〈더블 테익(Doubletake)〉의 각본가이자 감독인 죠지 갈로는 〈시 스팟 런〉의 각본가중 한 명인데, 이 싸구려 영화 내내 그의 스타
일이 넘쳐난다."면서 영화의 상투적이며 저급한 각본 수준을 공격하였다. 하지만 극소수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적어도 아이들에게 어필할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하였는데, 예로 아틀란타 저널-콘스티튜션의 엘레노어 링겔 길레스피는 "극장문을 나설 때 한 꼬마애가 아빠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우리 언제 다시 보러와요?' 이보다 더한 가족영화용 보증수표가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평했다.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두 작품으로는, 인기 TV 만화영화 시리즈의 첫 번째 극장판인 〈리세스(Recess: School's Out)〉가 396만불을 벌어들여 8위에 랭크되었고, 키아누 리브스, 샤를리즈 세론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물 〈스위트 노벰버(Sweet November)〉가 228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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