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일인데…" 불륜 옹호한 대기업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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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일본 프로야구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53) 감독이 “불륜을 폭로하겠다”는 폭력단원에게 거액을 건넨 사건과 관련,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86) 요미우리 회장이 하라 감독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발행부수(1000만 부)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의 주필이기도 한 그는 25일 “25년 전(실제는 24년 전)에 있었던 여성관계 같은 건 시효(時<52B9>·책임이 소멸됐다는 뜻)”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하라 감독이 돈을 건넬 때 상대방이 폭력단원인지 알고 있었느냐는 것인데, 하라에게는 그런 인식이 전혀 없었다”며 “그를 결코 감독에서 그만두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라 감독은 1988년 효고(兵庫)현의 고시엔(甲子園) 구장 인근 호텔의 여직원과 관계를 맺었다. 이후 18년이 지난 2006년 “여직원의 일기를 갖고 있다”는 폭력단원 2명의 협박에 1억 엔을 건넨 사실이 지난주 주간지 보도로 발각됐다.

와타나베 회장은 지난해 말 자신에게 반기를 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그룹에서 쫓겨난 기요타케 히데토시(<6E05>武英利·62) 전 구단 대표를 폭로 기사의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기요타케는 구단을 그만두기 전에 ‘하라를 죽여버릴 것’이라고 구단 관계자 에게 이야기했다. 그중 한 명은 녹음까지 해두었다”며 “명예훼손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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