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능 모의평가 전략

중앙일보

입력

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었다고 해도 항상 상대적으로 잘 본 영역과 못 본 영역이 존재한다. 더불어 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원점수가 기존에 비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백분위와 등급이 제자리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수능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의 상황에서 일부 과목의 낮은 점수에 충격을 받은 수험생들의 일반적인 심리는 그러한 과목을 포기하고 자신 있는 몇몇 과목에 집중하는 학습전략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른바 인문계의 수리영역 포기나 자연계의 언어영역 포기와 같은 2+1전략이나, 대비하는 탐구영역을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이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다. 그러나 6월 수능 모의평가 직후의 시점에서 성급하게 이런 학습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2+1’ 접근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 영역을 망치면 입시를 망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의 최소 반영 영역 수는 3개다. 따라서 2+1로 접근한다는 것은 선택한 3개의 영역에서 무조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3개의 영역 중 하나의 영역이라도 망치게 된다면 전체의 입시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2+1’전형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선택이다. 반영교과가 축소가 되면 선택교과의 평균점은 불가피하게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하나의 영역을 포기하는 대가를 모두 다른 영역에서 치러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 언어, 외국어, 탐구영역을 반영하는 대학들의 3과목 평균점은 수리영역을 포함하는 대학의 언어·수리·외국어영역 평균점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결국 피땀으로 만든 소중한 성적이 한 과목 포기로 인해 너무나 손쉽게 평가 절하 되는 것이다.

 둘째, 왜 ‘3+1’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할까? 이를 위해 먼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일부영역을 반영하는 경우에는 그만큼 변수가 커지게 된다. 즉 우리의 예측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신뢰의 문제를 떠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배치표를 보고 원서 작성을 할 수밖에 없다. 배치표의 예측치를 많이 벗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지 않거나 불안 요인이 가중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정시 지원은 복수 지원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시 전형은 가/나/다군으로 이뤄져 있다. 다른 말로는 복수 지원제를 허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일부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의 수가 어느 정도 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자신의 성적대에 맞는 대학이 가/나/다군에 골고루 포진되어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일부 군을 제외하고 자신의 성적대에 맞게 골고루 영역별 반영 비율이 적절하게 나누어져 있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그만큼 원서 작성이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모든 영역에서 좋은 성적이나오지는 않아도 최악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은 정시 지원 전략에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경쟁률의 변화 추이를 읽어내며 지원 전략도 세워야 한다. ‘2+1’만을 고집했던 학생들과 일부 영역을 잘 보지 못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은 매우 한정적이다. 하지만 정시전형은 복수 지원제이기 때문에 경쟁률의 변화에 따라 정시 결과의 점수가 변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3+1’을 준비한다는 것은 경쟁률의 추이를 살피며 유연하게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개의 영역을 실패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우리가 수능 시험에서 실패했다는 케이스는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가장 많은 경우가 한 개 영역을 실패할 경우이다. 즉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한 개 영역에서 실패하는 일은 종종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1’을 준비하던 학생이 한 개 영역을 실패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란 없다. 전략은 늘 유연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