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건강음료·제빵으로 공격경영 … 3년 새 주가 6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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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세계 최대의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창립자이자 현재 회장인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가 위기에 처해 있던 2008년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최고경영자(CEO) 복귀 후 그는 가장 먼저 ‘중국시장 공략’을 성장의 키워드로 삼고 사업을 진행했다. 이때만 해도 오랜 전통의 ‘차(茶) 문화’를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스타벅스는 중국 내 48개 도시에서 570여 개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5년까지 매장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500개로 늘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09년 1월 초 9달러에 불과하던 스타벅스 주가도 3년 만에 6배가량 상승해 올해 4월엔 60달러를 넘어섰다. 스타벅스의 18일 종가는 54.18달러다.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이렇게 성장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 중국에 진출한 1999년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인의 배타성과 커피문화에 대한 생소함이 장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스타벅스는 현지의 방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적 기업’이란 철학을 바탕으로 노력했다. 그동안 스타벅스가 쌓아 올린 중국 내에서의 입지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 올라오지 못하는 경쟁 우위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과 더불어 ‘사업 다각화’ 또한 향후 스타벅스의 유망한 미래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그린마운틴과 손잡고 캡슐커피 ‘케이컵’을 선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아예 캡슐커피 전용기계 ‘베리스모’를 제작, 판매하기로 했다.

 또 스타벅스 매장 매출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수퍼마켓용 음료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주스 브랜드인 ‘에볼루션 프레시’를 3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최근 제빵업체인 베이브레드, 라블랑제를 1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건강음료와 제빵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에볼루션 프레시 1호점을 개점했으며 하반기께 스타벅스 매장 내에서도 이 음료를 판매할 계획이다. 원두커피 외에 중국 연간 커피 소비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인스턴트 커피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신규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인 ‘비아’를 중국에서도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스위스 기업 네슬레가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던지는 글로벌 커피회사는 많다. 하지만 공격적인 경영방식은 스타벅스를 차별된 기업으로 성장하게 했다. 일반적인 커피회사는 커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스타벅스는 건강음료, 제빵 사업 등에 새롭게 도전했다. 또 커피회사 이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Coffee’라는 이름을 과감히 지웠다. 경쟁자가 꺼릴 수 있는 도전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사업 구조상 진입장벽이 낮아 언제든 경쟁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은 약점이다. 또 해외로 사업이 뻗어나갈 때 해당 국가의 국민성이나 외국계 기업에 대한 반감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특히 최근 스타벅스가 인도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데, 인도는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다. 투자자가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이다.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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