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비전] 시청률 끌어 올리는 히딩크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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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안의 화제는 단연 히딩크 축구다.

히딩크 감독이 화제가 되고 있는 징표는 텔레비전 시청률을 살펴보면 실감할 수 있다. 지난 설날부터 벌어진 홍콩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과 파라과이전 시청률은 각각 15.7%와 13.8%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끝난 두바이 4개국 친선대회에서는 모로코전 22%, 아랍에미리트(UAE)전 27%, 덴마크전 24.2%로 수직 상승했다. 두바이대회가 오전 1시가 넘는 시간대에 끝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축구 열기다.

한마디로 요즘 국민들은 히딩크 감독의 한국 축구로 얘기의 꽃을 피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밸류와 전략면에서 모로코에 한참 처지는 UAE전 시청률이 높았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UAE전을 중계방송한 KBS에서 프라임 타임대인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KBS 스페셜' 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해 히딩크 축구와 한국 축구의 추락 이유 등에 대해 나름대로의 분석과 주요 선수들과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을 방영, 열기를 돋운 것이 시너지 효과를 줬다고 해석된다.

한국 스포츠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은 축구가 갖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축구 중계방송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였다.

프랑스월드컵은 시차로 경기시간이 한국 시간 오전 3~4시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멕시코전 때 기록했던 74.8%는 국내 스포츠 사상 최고 기록이다.

중계 방송 시청률은 국민의 관심도다. 국내 스포츠 중계가 텔레비전 편성에 오른 것은 70년대부터였다.

그전만 해도 관중을 끌어모을 수 있는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코미디.쇼 프로가 주종을 이뤘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으로 스포츠 중계가 프로그램에 고정 편성된 것은 프로야구.프로축구가 출범한 80년대 초반부터다. 이때부터 각 종목은 텔레비전 중계 여부에 따라 인기도가 부침했다.

스포츠 중계에서 시청률은 몇가지 요인에 좌우된다. 성적.경기내용.스타.지역적 요인 등이다.

프랑스월드컵 때 멕시코전에서 1 - 3으로 역전패한 국민의 실망은 네덜란드전 시청률(47.5%)로 바로 나타났다. 성적에 대한 예민함이 새벽잠을 깨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히딩크의 열기는 앞으로 방송사를 더욱 들뜨게 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시청률은 광고주에게 좋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정점으로 기업은 광고 수단으로서 축구를 이용하려 혈안이 될 성싶다.

물론 시청률은 성적과 히딩크의 전술, 새로 탄생되는 스타 등에 의해 좌우되겠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매스 미디어와 히딩크는 허니문 관계라는 것이다.

이런 밀월 관계는 시청자들을 더욱 끌어모으게 된다. 본격적인 2002 월드컵 붐업(boom-up)의 신호탄을 히딩크가 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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