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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 무게 추 … 이제 믿을 곳은 중국본토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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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경기부양에 나섰다. 사진은 8일(현지시간)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시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위원화를 세고 있는 모습. [화이베이 AP=연합뉴스]

‘믿을 곳은 중국뿐인가 하노라’.

  요즘 투자자의 마음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살아나는가 싶던 미국 경제도 하락으로 방향을 트는 조짐이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 주리라’ 기대했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여전히 신중하다.

  이런 때 중국이 나섰다.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경기부양에 대한 신호탄을 쏘았다.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에너지 절약형 가전제품과 배기량 1.6L 이하의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총 363억 위안(약 6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하반기에는 기업세를 부가가치세로 대신 납부하는 감세정책이 예정돼 있다.

 13일 동방조보(東方早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에서 30% 할인해 주는 혜택을 다시 시행하라고 각 은행에 지시했다. 2010년 4월 부동산 시장 억제를 위해 할인폭을 15%로 낮춘 이후 2년여 만이다. 경제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성장’ 쪽으로 옮긴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입장 선회로 하반기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론이 힘을 받고 있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JP모건의 중국지역 글로벌 시장업무 책임자 리징(李晶)은 이날 열린 투자 설명회에서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중국 펀드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중국 본토 펀드가 주목된다. 중국 본토 증시는 중국인 전용 시장이다. 외국인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H주)에 투자할 수 있다. 단, 해외적격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얻으면 외국인도 중국 본토 증시 투자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는 10여 개 운용사가 QFII 자격을 얻어 40여 개의 중국 본토 펀드를 출시했다.

  중국 본토 펀드에 대한 관심은 자금 흐름으로 나타난다.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된 최근 3개월 동안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3700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H주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에서도 5000억원이 이탈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 펀드에는 100억원이 들어왔다. 돈이 들어온 거의 유일한 해외 펀드다. 최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중국 경기부양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중국 본토 소비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기도 했다.

  수익률도 괜찮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중국 본토 펀드는 평균 4.8%의 성과를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1.6%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최기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상무는 “최근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본토 주식은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덜 민감하다”며 “기존 중국 펀드 투자자는 자산 분산 효과를, 신규 펀드 투자자는 중국 본토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험은 여전하다. 중국 본토 증시가 외부 경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유럽 위기의 심화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경기부양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인데 중국 본토 시장만 ‘독야청청’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원은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 중에서 중국을 가장 좋게 보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하반기 증시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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