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중국의 박세리', 오성홍기 몸에 두른 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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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샨샨이 11일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 힐 골프장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오성홍기를 몸에 두른 채 활짝 웃고 있다. 펑샨샨은 한국 브랜드인 코오롱 엘로드로부터 클럽과 의상을 협찬받고 있다. [피츠퍼드 로이터=뉴시스]

펑샨샨(馮珊珊·풍산산·23)은 강렬한 붉은빛이 도는 대형 오성홍기를 몸에 두른 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테니스에 이어 여자골프 필드에도 붉은색의 ‘차이니즈 인베이젼(Chinese Invasion)’이 시작됐다.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펑샨샨이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 힐 골프장에서 벌어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펑샨샨은 지은희(26)에게 3타 뒤진 7위로 출발했으나 난코스에서 5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008년 LPGA 무대에 데뷔한 펑샨샨은 이로써 4년 만에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펑샨샨은 지난해 이맘때 프랑스 오픈 테니스 여자단식을 제패한 리나(30)처럼 서양의 귀족 스포츠에서 중국의 용틀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이다. 펑샨샨의 별칭은 ‘중국의 박세리’다. 유사한 점이 많다. 박세리는 1998년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LPGA 챔피언십에서 차지했다. 곧바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른바 ‘세리 키즈’로 불리는 후배들을 만들어 냈다.

 박세리와 똑같이 첫 우승을 LPGA 챔피언십으로 일군 펑샨샨은 “중국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나는 중국 골프의 선구자가 되고 싶고, 중국의 유소년 골퍼들이 나를 모델로 삼아 LPGA에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는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펑샨샨 외에도 지난해 일본 프로 투어에서 1승을 거둔 예리윙(세계랭킹 89위)을 비롯한 유망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골프는 종목 특성상 중국인과 어울린다. 중국인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스포츠에서도 단체 종목보다는 개인 종목에 강했다. 축구와 야구는 별로지만 탁구와 배드민턴 등에서 중국은 세계 최강이다. 전설적 골프 스타 잭 니클라우스(72·미국)는 지난 2월 “10년 후 세계 톱10에 중국 선수가 5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에도 기회가 있다. 펑샨샨은 국내 업체 코오롱의 엘로드 모자를 썼다. 엘로드는 2008년부터 의류를, 2010년부터는 클럽을 후원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노리고 유망주에게 투자한 것이다. 펑샨샨은 “코오롱이 있었기에 오늘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인비(24)는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9위, 박세리(35KDB)는 2오버파 공동 1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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