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플레이,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후끈

중앙일보

입력

‘슬로 플레이’가 이번엔 유럽을 달궜다.

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즈 뉴포트의 켈틱 매너 골프장(파71)에서 끝난 유러피언 투어 ISPS 한다 웨일즈 오픈. 3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올랐던 로스 피셔(잉글랜드)가 늑장 플레이로 11번홀에서 경고를 받은 후 14번홀에서 1벌타를 받았다. 피셔는 파 4인 이 홀을 파로 막았지만 벌타를 받아 보기를 적어냈다.

피셔는 이 대회 정상에 오른 통차이 자이디(태국)를 1타 차로 쫓으며 우승 경쟁을 펼치다 벌타를 받은 후 흔들렸다. 17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해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로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6위에 자리했다.

2주 전에는 LPGA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모건 프레셀(미국)이 슬로 플레이로 벌타를 받아 논란이 됐다. 경기위원은 프레셀이 13번홀 티샷을 하기 전 12번홀에서 경기를 지연시켜 벌타를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프레셀은 15~17번홀을 잇따라 져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에게 역전패했다.

최근 골프계의 화두가 된 슬로 플레이 논란은 나상욱(미국)에서 시작됐다. 나상욱은 지난 달 13일 열린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셋째 날 수차례 왜글(클럽 헤드를 좌우로 흔들며 긴장을 푸는 행동)을 하고 연습 스윙을 했다. 결국 16번홀에서 경기위원에게 슬로 플레이에 대한 주의를 받았다. 현지 언론은 나상욱이 이 홀에서 왜글을 24번하고 연습 스윙을 5번이나 했다고 보도했다. 나상욱은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최종 라운드에서는 슬로 플레이에 대한 팬들의 야유로 플레이가 흔들려 공동 7위로 쳐졌다.

골프 규칙에서는 플레이 속도에 관한 지침을 규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각 경기위원회에 위임하고 있다. 경기위원은 슬로 플레이에 벌타를 부과하고 실격 처리까지 할 수 있다.

이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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