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에서 지난달 22~25일 개최된 국제자동화 전시회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첨단 로봇 기술의 축제장이었다. 이 행사에는 700여 개 기업·연구기관들이 참여했다. 전시회를 참관한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인 박종오 교수로부터 최신 로봇기술 동향을 들어봤다.
뮌헨전시장을 찾을 때면 아직은 산업용 로봇이 주력인 시대라는걸 새삼 느끼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산업용로봇 기술의 개발이 활발하고 지능형 로봇기술의 차용과 응용 분야 확대 등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과 유럽의 차이도 실감했다. 한국은 당장 현장에 투입 가능한지 여부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 시장 위주로 연구 개발을 한다. 반면 유럽은 당장 필요한 기술 개발에 충실하다.
1990년대 ‘공장 2000’이라는 로봇을 이용한 전자동 개념이 등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유연성과 지능이 없는 고철 덩어리로 평가돼 사라졌다. 그 뒤 인간과 로봇의 협업이라는 주제가 떠올랐다. 한 생산라인에서 사람과 로봇이 바로 옆에서 물 흐르듯 함께 일하는 개념이다. 미래의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이 장면을 이번 전시회에서 미리 경험했다. 스웨덴의 다국적기업인 ABB의 ‘양 팔형 개념로봇 05’가 그것이다. 이 로봇은 사람과 섞여 앉아 일하는데 겉재질이 부드러워 부딪혀도 아프지 않다. 또 옆 사람이 일을 안 하고 있으면 옆구리를 찔러 일하라고 재촉도 했다. 물론 쇼였겠지만 수동에서 능동 개념으로 발전한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회에는 사람을 닮은 로봇도 많이 나와 다양한 기능을 연출했다. 일반 사람들은 그 로봇들이 말을 잘하거나 잘 달리면 지능이 꽤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능이 아닌 운동 기능과 필요한 말을 들려줄 녹음 기능의 수준 차이일 뿐이다. 로봇의 지능 향상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한 전시회였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