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녀, 아무리 사랑해도 3년 뒤 결혼 이유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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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올린 북한 부부들. 사진=AP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결혼식이나 돌, 회갑 잔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사망 후 최소 3년이 지나야 축하 행사를 열 수 있는 요즘 분위기 때문이다.

최근 대북 매체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평양 만경대구역에 살고 있는 조모(33)씨는 "김정일 사망 후 결혼 상품인 한복이나 가전제품, 이불 등이 팔리지 않아 시장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집안의 '아버지'격인 김정일이 죽었으니, 최소한 3년 정도는 지나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결혼 날이 정해졌던 사람들도 뒤로 미루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설명이다. 결혼식을 올리면 간부들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 기피 현상은 지방보다 평양이 특히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매년 5월이면 만수대 예술극장 앞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일요일은 만수대 동상에 참배를 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려야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평일에는 결혼한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일요일에도 결혼식을 올리는 몇 쌍 밖에 없어 한산하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그간 이불과 부엌 살림 등 혼수품으로 꽤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요즘은 사 가는 사람이 없어 앉아서 시장세만 꼬박 꼬박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김정일 사망으로 더 나은 미래를 기대 했는데 더 힘든 상황만 주어진다며 먹고 살기 힘든데 검열과 통제에 온갖 사회동원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들볶인다고 불평한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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