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안에 남녀의 민망한 물건들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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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끄러운 실태를 JTBC가 23일 보도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문화시민이라고 자부하기에 민망한 현장이 적지 않다. 우체통도 마찬가지여서 쓰레기통을 방불케 한다.

IT의 발전이 눈부신 요즘도 푸근하게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우체통. 정겨운 편지는 물론 고지서 같은 소중한 우편물을 수거하느라 집배원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런데 집배원들에겐 고질적인 고민거리가 있다.

우편물만 들어있어야 할 우체통마다 쓰레기가 뒤섞여 있어서다.

우체통을 열어보니 먹다 남은 캔과 구강청정제병, 종이나 휴지는 기본이고 담배꽁초까지 보인다.

취재팀은 우체통 안의 상황을 소형카메라로 재연해 봤다.

휴지나 과자봉지를 쥔 손이 누군가에겐 소중한 소식을 담은 우편물 위에 쓰레기를 떨어뜨린다.

부끄러운 손이다.

집배원들은 죽을 맛이다. 아예 쓰레기 봉투를 들고다닐 정도다.

김계수 마포우체국 집배원은 “제가 하루에 37군데를 수거하는데요, 절반만 돌아도 쓰레기가 수북이 쌓입니다”라고 말했다.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쓰레기 치우는데 허비하는 셈이다.

우편 수거 업무를 마치고 돌아와선 쓰레기를 한 데 모으고 분리수거까지 한다.

“여성들 생리대, 캔커피를 마시다 그대로 넣는 경우도 있고요. 남성들 콘돔 등…너무 많이 지저분하고 또 우편물 손실도 갑니다”

임춘해 서울 마포우체국 집배원의 말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이주찬ㆍ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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