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12년 만의 드라마 … 유쾌하게 망가지는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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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드라마 ‘신사의 품격’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동건. [양광삼 기자]

배우 장동건(40)이 TV로 돌아왔다. 26일 밤 9시50분 첫 방송되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SBS) 주연을 맡았다. ‘이브의 모든 것’(2000년) 이후 12년 만이다. ‘신사의 품격’은 ‘히트작 제조기’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가 ‘시크릿 가든’ 이후 1년 반 만에 내놓는 신작. 불혹(不惑)을 넘긴 중년 남자 넷이 그려내는 로맨틱 코미디다.

 어느덧 40대에 진입한 장동건. 23일 오후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아저씨라는 말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오히려 “마흔이라는 나이를 개인적으로 무척 즐기고 있다. 더 좋은 기운을 받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오랜만에 TV에 출연해서인지 드라마에 대한 긴장감을 살짝 내비쳤다. “12년 만의 드라마 복귀라 처음에는 떨렸다. 하지만 지금은 무척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장동건이 맡은 역은 건축사무소 소장 김도진. 완벽한 외모와 직업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는 불혹의 미(美)중년이지만, 철저한 독신주의자다. 상대의 상처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목적이 중요한 독설의 대가. 그런 그에게 짝사랑이 시작된다.

 장동건은 “몇년 전부터 드라마를 하고 싶었던 차에 40대가 주인공인 적절한 작품을 만났다. 무엇보다 신우철 감독님과 김은숙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컸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나칠 정도로 무겁고 진중한 영화만 하다 보니 유쾌하고, 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신사의 품격’은 유쾌하기로 작정한 드라마다. 코믹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촬영하면서 점점 기분 좋게 망가지고 있어요. ‘시크릿 가든’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였던 현빈씨도 조언을 많이 해줬죠. ‘형, 처음에는 좀 어색한데 하다 보면 더 욕심날 걸요’라고 하더군요. 촬영하다 보니 그 마음을 알게 됐습니다.”(웃음)

 발표회 도중 김은숙 작가가 “어린아이들의 사랑이 아닌 만큼, 진하고 야하게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동건은 “유쾌함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만큼 야한 장면은 아닐 것”이라고 받아 치는 여유도 보였다.

 장동건은 이날 행사 때문에 칸 영화제 참석을 포기했다. 감독주간에 출품한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에 출연해 공식 초청을 받았다. “사실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일이 개인적인 숙원사업 중 하나였는데 아쉽죠. 그런데 지금은 드라마를 얼마 남겨두지 않아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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