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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새해를 여는 프랑스 영화계 소식

중앙일보

입력

2001년 프랑스 영화계는 과연 최근 불기 시작한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와 진지한 작가 영화로 상업성과 작품성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공식 집계된 자료에 의하면 작년 한해 프랑스 영화는 1억 6천 5백만명이라는 시장 속에 점유율 30%에 조금 못 미쳐 미국영화에 다시 한번 시장 주도권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많은 작품으로 작년의 '해리,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친구(Harry, un ami qui vous veut du bien)'와 같은 이변을 다시 한번 기대하고 있다.

먼저, 1월 10일에 개봉할 장-자끄 베넥스의 '죽음의 이동(Mortel Transfert)'은 '코끼리의 섬(IP5: L'ile aux pachydermes)' 이후 8년의 공백을 깨고 내놓은 사도-마조히즘을 바탕으로 한 사이코 스릴러물. 장-휴그 앙글라드(베티 블루, 여왕 마고)와 엘렌 드 푸게롤(마띠유 카소비츠의 '암살자')이 주연을 맡았다.

1월 17일에는 프랑수아 삐뇽이 '플래카드(Le Placard)'로 컴백한다. 삐뇽은 99년 '바보들의 저녁식사(Diner de Cons)'로 3개의 세자르 상(남우주연, 조연, 시나리오상)을 석권한 프랑시스 베베 감독의 극중 페르소나. 다니엘 오떼이('제8요일', '걸 온 더 브릿지', 올해 세자르상 위원장) 주연에 제라르 드빠르디유, 띠에리 레르미뜨('바보들의 저녁식사', '도시속의 인디언'), 미셸 라로크(97년 알랭 베르리네의 '장미빛 인생') 등이 출연하는 동성애에 대한 사회 풍자 코미디이다.

주인공 다니엘 오떼이는 조지안 발라스코 감독의 '지옥같은 인생(Ma vie est un enfer)' 이후 9년만에 코미디 연기를 선보여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베베 감독은 '바보들의 저녁식사'를 'Dinner for Shmucks'라는 제목으로 케빈 클라인과 스티브 마틴을 주연으로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여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1월에 가장 큰 기대작은 크리스토프 강 감독의 '늑대의 계약(Le Pacte des Loups)'. 프랑스판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로 작년의 '택시2'와 같은 대박을 다시 노리고 있다. 루이 15세 시대의 로제르 지방에서 123명의 희생자를 낸 정체불명의 야수에 대한 미스테리물로 프랑스 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2억프랑이 사용되었다. 사무엘 르 비한('비너스 보떼', '젯 셋')과 마크 다카스코스(TV 시리즈 '크로우')가 주연을 맡았고 모니카 벨루치와 벵상 까셀 등이 출연한다.

97년 5백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토마스 질루 감독의 '내가 속인 진실(La verite si je mens)'의 속편이 2월에 개봉한다. TV 코미디 작가 출신인 제라르 비똥과 미셀 문츠 콤비가 전편에 이어 다시 각본을 맡았다. 리샤르 앙꼬니나('식스 팩'), 뱅상 엘바즈(99년판 '노트르담 빠리'), 브루노 솔로('젯 셋'), 호세 가르시아('젯 셋') 등 1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4명 모두 다시 출연한다.

소피 마르소도 4월초에 개봉할 '벨페고, 루브르의 유령(Belphegor, le fantome du Louvre)'이란 영화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흑백시대의 TV 시리즈를 영화로 각색했다. 장-뽈 살로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라붐' 시리즈와 재작년말에 큰성공을 거둔 '크리스마스 트리(La Buche)'의 다니엘 톰슨이 각본을 맡았다.

필립 토레똥과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주연한 빠트리스 르꽁뜨의 새영화 '펠릭스와 롤라(Felix et Lola)'나, '알리스와 마르땡(Alice et Martin)'의 실패 이후 2년만에 '천사들의 종착역(Terminus des anges)'을 내놓은 앙드레 테시네 등 거장들의 새 영화소식도 들려 풍요로운 한해를 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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