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장관 지명자 차베스 사퇴

중앙일보

입력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시 W 부시 미 행정부의 노동장관으로 지명된 히스패닉계 정치 칼럼니스트 린다 차베스가 지명자에서 물러났다.

차베스는 9일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1990년대초 불법이민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과테말라 불법이민자를 고용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지명자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차베스는 "그 당시 내가 도와준 과케말라 여자 미국에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도워줬고 지금도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도와주고 싶은 심정" 이라며 "당시 그녀를 도와주는 것이 인간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당선자는 지난 1990년대 초 불법이민자를 자택에 체류시키며 "용돈" 을 준 사실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린다 차베스 노동장관 지명자에 대한 연방수사국 (FBI)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의 대변인이 9일 밝혔다.

부시 진영의 아리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날 차베스 장관지명자에 대한 부시 당선자의 신임에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조사관들과 함께 가능한 한 포괄적이고 철저한 과정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면서 FBI의 조사를 포함, 새로 드러난 정보가 있는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부시 당선자의 접근방식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든 사실을 최대한 검토하는 것이라면서 그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는 차베스 장관지명자 문제에 대한 논평을 삼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당선자는 전날 차베스 장관지명자가 지난 1990년대 초 당시 불법이민 신분이던 과테말라 여자를 자기 집에 머물게 하고 용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민주당과 노조 등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자 그녀가 "노동장관으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며 신임을 표시하고 상원에서 인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었다.

한편 차베스 장관지명자의 식객이었던 마르타 메르카도씨는 전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차베스 지명자가 당시 자신을 고용한 것이 아니며 용돈도 자선행위로 가끔씩 주었다고 밝히고 자신이 불법 이민자라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차베스 장관지명자는 부시 당선자의 보좌관들에게 메르카도씨가 불법이민자였다는 사실은 그녀가 1992년 과테말라로 귀국한 후에야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플라이셔 대변인은 메르카도씨의 불법체류 사실이 정확히 언제 차베스 지명자의 관심을 끌게 됐는지 분명치 않다면서 현재 이 문제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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