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현대차 철강분쟁 확산

중앙일보

입력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그룹간의 철강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포철이 현대강관에 냉연강판의 원료인 열연강판(핫코일)을 공급하지 않자 현대.기아차는 포철 물량 구매를 줄이겠다며 맞서고 있다.

9일 철강.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말 포철이 올해 자동차 강판 공급물량으로 제시한 1백35만t 가운데 49만5천t만 사겠다고 회신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포철이 제시하는 물량은 전량 수용했으며, 지난해에는 포철에서 1백20만t의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열사 현대강관이 냉연강판 공급을 지난해 70만t에서 올해 1백20만t으로 늘릴 계획이어서 포철 물량 구매를 줄일 수밖에 없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포철이 현대강관에 핫코일을 공급하면 분쟁이 풀릴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철 관계자는 "냉연시장이 포화상태인데도 현대강관이 1999년 4월부터 냉연강판 생산에 들어간 것은 구조조정에 역행하는 일" 이라며 "다른 기업에 줄 물량을 현대강관으로 돌리기는 곤란하다" 고 말했다.

그는 "현대강관이 연합철강과 합병.제휴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주장했다.

냉연강판의 국내 수요는 연간 6백70만t이나 공급능력이 1천4백여만t에 달해 7백30만t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동남아 등 해외에 저가로 수출하는 경쟁을 하고 있다.

현대강관은 포철에서 핫코일을 공급받지 못하자 일본 가와사키제철과 제휴하는 등 일본 업체에서 수입해 냉연을 생산하고 있다.
포철은 일본 업체들이 지난해말 국내에 공급한 핫코일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t당 51달러 가량 낮은 수준이라며 반덤핑 제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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