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희귀금속·구리 절도 날뛰더니…이제는 '플라스틱 도둑'

미주중앙

입력

'백금 등 희귀금속 구리에 이어 플라스틱 나무까지....'

경제위기 이후 기승을 부려온 원자재 절도가 진화하고 있다. 차량 배기장치의 희귀금속 전선 동상 등의 원료인 구리 등이 주요 절도 대상이 된데 이어 절도범들이 플라스틱 목재 제품들을 닥치는 대로 훔쳐가고 있는 것.

특히 남가주에선 지난 해 하반기부터 플라스틱 재질의 컨테이너 화물 운반용 깔판(pallet) 목재 상자 심지어 바구니까지 각종 운반용품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절도범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원료인 플라스틱 나무로 제작된 품목을 노리는 이유는 운반용품이 길가에 방치돼 있어 훔쳐가기 쉽고 리커스토어 식당을 비롯 운송업체를 통해 물품을 배달받는 업소라면 어느 곳에서나 운반용품을 사용하므로 범행 대상 물색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 2011년 9월 요원 5명으로 플라스틱 산업도난 수사팀을 조직했다. 인더스트리 시의 자금 지원을 받는 이 수사팀은 인더스트리 시를 중심으로 LA카운티 전역과 인근 카운티에서 몰래 플라스틱을 훔쳐가는 범죄조직을 뒤쫓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엔 월넛 파크의 절도 조직을 일망타진하고 총 6만달러 상당의 플라스틱을 압수하는 등 지난 9개월 동안 LA카운티 전역의 재활용 업체들을 단속 39명의 범죄자를 체포했고 24개 범죄조직을 적발해냈다. 이들로 부터 압수한 플라스틱의 가치는 총 520만달러에 달한다.

수사팀장 나빌 미트리 서전트는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이후로 크고 작은 절도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체포된 절도범의 99%는 라티노 남성"이라며 "처음엔 재활용업체의 범행이 많았지만 요즘엔 운반용품만 상습적으로 훔쳐가는 조직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조직은 대부분 밤새 훔친 물건들을 빈 창고로 가져간 뒤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분쇄한 뒤 가루로 만든 뒤 플라스틱 제품 제조사에 판매한다.

미트리 서전트는 "범죄조직에게서 압수한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이미 그라인더로 잘게 분쇄돼 있어 어느 업체의 컨테이너인지 출처를 알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식품업체 및 운송업체와 거래하는 대부분의 업소는 물품 배달을 받은 후 컨테이너 깔판 등을 운송업체가 수거할 수 있도록 업소 뒷편의 하역장에 방치해 놓는다. 게다가 업소 주인들은 운반용품을 수거하는 이가 운송업체 직원인지 여부를 모르며 확인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트리 서전트는 "설사 운송업체 직원이 운반용품을 가져간다 해도 그 직원이 수거된 운반용품을 회사에 100% 반납하고 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플라스틱 절도 단속의 고충을 토로했다.

▶제보: (626)773-2060

백정환 기자·박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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