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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지역색’을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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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수동 래미안 밤섬 리베뉴는 지역특색인 ‘마포 8경’의 자연환경을 본뜬 생태계류원(사진1)과 벚꽃나무 가로수길(사진2)을 조성한다.

도시화의 상징인 아파트가 전통문화와 지역색을 입고 있다. 단순히 한옥디자인을 도입해 내·외부를 꾸미는 것을 넘어서 단지 설계에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지역문화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상수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밤섬 리베뉴에는 마포구의 옛 모습과 자연을 담을 정원이 꾸며진다. 옛 정취란 ‘마포8경’이다. 마포지역은 예로부터 와우산에서 남쪽으로는 서강과 마포강이, 그 맞은편은 관악산과 청계산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북한산 줄기와 인왕산이 펼쳐져 대표적인 자연경승지로 꼽혀왔다.

 이 아파트는 청연(靑戀)을 테마로 자연의 청아함과 세련된 도시환경을 접목시켰다. 단지 내에는 한강 물결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청연폭포와 티(tea)가든, 물결놀이터 등으로 구성된 중앙광장이 꾸며진다. 아파트 출입구에는 소나무를 심고 왕벚나무 가로수길도 만든다.

 마포구 용강2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래미안 마포 리버웰은 아파트에 한옥을 접목시켰다. 이 아파트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옥 보존 정비사업의 첫 사례로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사업지 내의 100년이 넘은 전통 한옥을 그대로 보존한다. 사업지 내에는 구한말 지어진 한옥 3채가 들어서 있다. 삼성물산과 재개발조합은 해당 한옥을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주변과 연계한 한옥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과거 궁궐 건축 때 쓰던 전돌로 조경시설을 만들고 주변에 느티나무를 심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복원된 한옥은 주민공동시설로 활용된다. 한 채는 게스트하우스로, 나머지 두 채는 주민사랑방, 공부방, 전통공방 등으로 꾸며진다. 정자 2개소도 조성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익산 금호어울림 아파트는 지역색을 강조했다. 전북 익산은 미륵사지석탑에서 백제시대 유물이 대거 출토되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이에 따라 금호건설은 단지 내에 백제의 아름다움을 살린 백제정원을 만들었다. 이 정원은 화강석과 잔디·정자·조형물 등으로 꾸며졌다.

 아울러 보석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보석분수정원도 조성된다. 보석분수정원은 보석분수를 중심으로 실개천과 연못을 조성한 휴식공간이다. 또 수정의 이미지를 정원으로 형성화한 수정정원도 꾸밀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에 지역색을 입히거나 문화유산을 담게 되면 지역 실수요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단지 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특색을 반영한 단지들의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10월 피데스개발이 목포시에 분양한 우미 파렌하이트는 한옥의 사랑채를 설계에 적용하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손쉽게 모두 판매했다. 이 회사는 인근에 윤선도 고택이나 소쇄원 등 유명한 전통한옥이 많아 목포 주민들이 한옥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점을 감안해 한옥 사랑채를 설계했다. 피데스개발 관계자는 “전용 127㎡형과 140㎡형 58가구를 대상으로 한옥 사랑채가 포함된 아파트를 고를 수 있도록 했는데 54가구(93%)가 한옥 사랑채를 선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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