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주민번호 뒷자리 2000000 투표자 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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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10일 “현장 투표용지에서 “주민번호 뒷자리가 ‘2000000’인 투표자도 다수 있었다”며 “2000000번이 실존하는 인물이긴 한가. 이렇게 특이한 유형의 사례는 이해가 안 된다. (부정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다.

 조 대표는 또한 “주민번호 뒷자리가 ‘123’ ‘124’ ‘125’ 등 일련 번호처럼 된 사례가 적발됐고, 뒷자리가 15362XX로 똑같은데 이름이 다른 사람이 5명이나 나왔다”며 주민번호 도용 및 조작 의심 사례 30여 건을 공개했다. 가족이 아닌데도 뒷자리 중 앞 네 자리가 ‘1496’으로 같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전체 유권자 중 주민번호 뒷자리가 똑같은 경우가 발생할 확률은 0.7%에 불과하다.

 그는 “이런 상태를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느냐. 둘 중 한 명, 셋 중 두 명은 ‘유령 당원’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온라인 투표와 관련해서도 조 위원장은 “다른 후보들은 모두 50%대의 득표율을 유지하는데 ‘어느 한 시점’에 특정 후보만 73%를 얻었다”며 “바로 (투표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 소스 코드가 열린 시점이었다”고 공개했다. 특정 후보가 투표 상황을 알아낸 뒤 조작에 나섰다는 의혹 제기다. ‘특정 후보’는 당권파의 이석기 당선인을 말한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조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같은 지역 사람의 주민번호 뒷자리가 동일하거나 일련번호인 것이 주민번호 체계상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동일한 지역에서 출생신고를 한 20명만 모이면 그중 한 쌍 이상은 뒤의 7자리가 동일한 주민번호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주민번호 ‘2000000’ 논란에 대해선 “유럽에 거주하던 당원이 선거 당시 주민번호가 없어 그렇게 적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당한 당원이었지만 주민번호를 잘못 기재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당권파 관계자는 “자기 주민번호를 ‘2000000’으로 잘못 쓰는 사람도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이석기 후보의 소스 코드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 대표 및 오마이뉴스 기자 등을 상대로 “(허위주장 및 오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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