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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은 노조 일부 업무복귀

중앙일보

입력

국민.주택은행 노조 파업 1주일째인 28일 두 은행의 상당수 노조원들이 출근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업무 복귀율이 저조,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의 상당수 지점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파행영업으로 연말.연초 자금을 준비하려는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두 은행 노조원 대부분은 전날 파업지도부 지침에 따라 대거 각자의 집에 머물면서 `출근거부' 투쟁을 벌였으며, 일부 노조원들은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이동하며 `게릴라'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면 금융산업노조가 이날 총파업을 선언했으나 하나.신한.조흥.평화.산업은행 등이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보다 `반대' 의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당초 우려한 `세밑 금융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주택은행 본점에는 이날 파업에 참여했던 간부와 일부 행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

은행측은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대리급 이상 간부 20명 전원이 복귀했으며 일부 행원들도 출근, 창구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고객들을 상대하는 1층도 오전 현재 간부 10명을 포함, 15명이 업무에 복귀했다고 은행측은 밝혔으나 상당수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않고 있어 정상영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27일 오전 전산 장애로 1시간 가량 개점시간이 늦어졌던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지점은 이날도 전산망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개점시간이 10분 가량 지연, 일부 고객들이 은행측에 항의했다.

이 지점의 경우 오전 10시께 대기자 수가 100명에 육박했으나, 간부급 사원은 물론 행원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계약직 사원 3명만이 창구업무를 담당, 고객들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강성희 영업부장은 '현재 간부급 사원 2명만이 복귀,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일부 행원들이 외부에 삼삼오오 모여 업무복귀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기표 90번을 받은 김수지(25.여.회사원.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파업이 다음달 초까지 계속될 경우 주거래은행을 아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은행 노원지점은 이날 지점장과 차장, 계약직 사원 15명, 한미은행에서 파견나온 2명 등 모두 19명이 창구업무를 봤으나 고객들이 연말을 맞아 공과금 수납과 현금인출을 위해 한꺼번에 몰려 업무처리 시간이 지체됐다.

박영일(51) 지점장은 '출근을 하지않은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출근을 독려했지만 1명도 출근하지 않고 있다'면서 '입.출금 등 기본적인 업무처리는 되고 있지만 처리시간이 지연돼 고객들의 항의가 많다'고 말했다.

주택은행 개포동지점의 경우 일부 직원이 업무복귀 의사를 밝혀지만 아직 1명의 직원도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며 국민은행 선릉역지점은 아예 셔터를 내려놓은 채 현금자동입출금기 4대중 3대만 가동했다.

국민은행 구의동지점은 노조원 16명중 3명이 업무에 복귀했으며 차장이 현재 은행 근처에서 나머지 직원들을 만나 업무복귀를 설득하고 있다.

한편 두 은행 노조원 1백여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지하철 2호선을 중심으로 역 주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은행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구호를 외치는 등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에 따라 두 은행 노조원들의 재집결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명동성당과 고려대 등 `재집결 예상지역'에 전경중대 등 경찰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전날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강제해산된 두 은행 노조원들은 고려대를 재집결 장소로 정하고 밤늦게까지 교내진입을 시도하며 시위를 벌였으나 무산되자 자진해산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우.김남권.김범현.이귀원.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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