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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광우병 조사단 제의 왔어도 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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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54·사진) 교수가 30일 정부의 광우병 쇠고기 민관 합동조사단의 미국행에 대해 또 쓴소리를 했다. 그는 “미국이 제공하는 정보만을 보기 위해 사람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정부가 조사단 합류를 제안했더라도 함께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수입 반대론자들을 빼고 조사단을 구성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서도 파견 조사단에 대해 ‘관광단’ ‘전시행정’이라고 빗댔다. 우 교수는 본지가 중앙가축방역협의회 산하 광우병 위원을 대상으로 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설문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소수 의견을 낸 인물이다. <중앙일보>4월 28일자 3면>

 우 교수는 “학자로서 내가 원하는 현장을 방문해 평가할 수 없는 일정”이라며 “미국에 조사가 아닌 구경·견학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가든 실질적 조사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대국민 쇼”라는 발언도 했다.

 광우병 소에 대한 미국의 발표는 신뢰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발견된 젖소가 비정형성 광우병(BSE)이라는 미국의 조사 결과는 국제 관례상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럴 땐 수입금지 조치를 한 뒤 미국의 추가 대응을 봐가면서 순차적으로 시장을 다시 개방하는 것 또한 국제 관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우 교수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부 관계자는 “자연과학을 전공한 우 교수가 수입금지 등 통상 문제에 대해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재반론도 있다. 한 광우병 위원은 “수입금지 여부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광우병 위원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조사단 파견 발표 이후 트위터를 통해 “지나친 우려와 대응은 우리 축산농가에도 불필요한 2차 피해를 만든다”며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해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누가 가든 원하는 것 못 봐
세금 낭비하는 대국민 쇼
‘이번 광우병은 비정형성’
미국 조사 결과는 믿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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