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인터넷, 여전히 프라이버시 문제 안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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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인터넷을 원한다면? 사이버 공간에서 더 이상 이름이나 얼굴 없이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토록 간단한 문제건만, 필자의 친구이자 동료인 찰리 쿠퍼는 이 문제를 그런 식으로 보지 않는다. 그의 의견은 잘못된 것이고 필자 의견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는 사적인 논의를 생략하고, 안전한 인터넷에 대한 문제를 이 글에서 논하고자 한다.

쿠프와 필자는 클린턴 행정부가 제기하는 어떤 아이디어(필자는 이것을 제안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지 잘 모르겠다)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 지난 주, 대통령의 최고 국가안보 자문관 중 한 사람이 제 2의 인터넷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넷은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에게는 여전히 정보를 전달한 사람을 추적하는 것을 허용한다.

제 2의 인터넷은 사이버 범죄자들이 오늘날처럼 익명이라는 은폐 수단 속으로 사라지지 못하도록 방지함과 동시에 대부분의 일반적인 보안 문제들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제안의 이점은 분명하다. 즉, 다음과 같다.

- 침입 행위가 추적될 수 있다
- 바이러스 근원을 밝힐 수 있다
- 스토커를 찾아낼 수 있다
- 네트워크 공격이 중단될 수 있다

쿠프는 정부의 제안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가 이미 그런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책상 끝에 달려있는 전화로 바로 연결될 수 있다.

목적에 따라 인터넷 바꾼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은 수화기를 들고 아무도 엿듣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지만 필요할 경우엔 당신과 당신의 통화 기록이 탐지될 수도 있다.

이런 방법들은 법 집행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것이지만, 전화는 여전히 신뢰받는 통신 수단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프라이버시 문제를 추호도 생각하지 않고 전화를 사용한다.

이런 새로운 인터넷은 전화 감청에 상응하는 데이터 탐지를 지지할 뿐이다. 심지어는 통화자 ID에 아날로그를 부여함으로써 한 컴퓨터가 트랜잭션 기간동안 다른 컴퓨터의 정체를 밝힐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 서명을 추가하면, 사업 목적을 위해서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것보다 월등히 우월한 인터넷을 갖게 된다.

물론 쿠퍼를 비롯해 어떤 사람들은 앞으로 기존 인터넷의 익명성보다 안전한 인터넷의 이점을 우선시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인터넷이 보다 안전한 형태의 인터넷과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용자들은 처리할 업무나 목적에 따라 인터넷 종류를 바꿀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그 제안의 핵심 포인트다.

도청 관련 법률 적용하자

하지만 누가 안전한 인터넷을 관리하고 어떤 정부기관이 탐지 데이터를 이용할 것인가를 비롯해 해결돼야할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우리는 이미 도청 및 전화 사용 기록과 관련한 법률을 갖고 있다. 그런 법률들이 비로 여기에 적용되도록 조정될 수 있다. 이것을 하나의 문제로 여기지는 않지만, 반대자들은 그것을 필요 이상으로 좀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오늘날의 인터넷은 핵 공격과 관련한 국방 통신을 확인하려는 미국 국방부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다. 결코 국내 통신 및 경제 인프라의 주축이 되려고 설계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고 있다. 모든 형태의 통신 장비들은 인터넷과 연결되고 있지만 나쁜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는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내일의 인터넷은 사업 수행과 정보 전달을 위한 안전한 장소가 돼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하나의 인터넷일 필요는 없으며, 제 2의 인터넷이 그런 안전한 장소를 제공한다. 쿠퍼 씨, 때가 되면 이것이 훌륭한 아이디어가 될테니 당신이 그 아이디어를 지지하게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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