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SAT 집중캠프 (상) Real SAT 권순후 대표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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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에 기상해 밤 10시까지 채워진 빽빽한 학습계획을 8주 동안 반복한다. 학생들은 새벽 2시까지 매일 할당된 학습분량과 학습일정을 소화하는데 집중한다.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여름방학마다 Real SAT가 열고 있는 SAT집중캠프의 모습이다. 여름방학 중 몰입교육 방식으로 집중도가 대입기숙학원 못지 않다. Real SAT 권순후(사진) 대표는 “SAT는 훈련이 필요한 시험”이라며 “학기 중에 SAT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유학생과 국내파 수험생의 학습성향을 반영한 SAT 공부법”이라고 설명했다.

-SAT집중캠프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나.

 “2008년부터 6회에 걸쳐 실시해왔다. 여름 8주, 겨울 4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SAT전문 캠프다. 유학생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한국식 고3 생활방식으로 SAT를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전 강사와 참가자가 함께 숙식하며 8주 동안 SAT공부에만 집중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대학 입학시험에 한국식 학습법이 통할까.

 “SAT는 한국식 공부방법이 가장 잘 통하는 시험 중 하나다. 반복훈련을 통해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을 익혀야 고득점이 가능하다. 미국식 교육은 소위 ‘정해진 답이 없다’는 식이다. 창의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면, 암기나 반복보다 자신만의 의견을 펼쳐나가는 방식을 중시한다. 하지만 SAT시험은 논리력과 추론능력을 평가한다. 수학·쓰기 영역도 마찬가지다. 시험 출제의도에 따라 사고하면 정답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어떤 단어가 나오면 절대로 그 문장은 답이 될 수 없는 식이다. 쓰기 영역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원어민이 더 틀릴 수 있는 시험이므로 한국식 기계적인 문제풀이 방식이 위력을 발휘한다.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는 것도 반복학습법이 유용한 이유다.”

-SAT집중캠프는 학생들의 취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나.

 “참가자 개개인의 약점을 찾아내 보완하는 방식으로 최상위권 성적대로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소수 인원 구성, 맞춤식 진단방식, 풍부한 유형별 학습자료를 갖추고 있다. 강사와 학생의 비율은 1대 4로 구성된다. 소수를 집중 관리하는 방식이다. 캠프에 입소하기 전부터 학습심리검사, 성격유형검사 등 다양한 진단시험과 함께 학부모·학생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참가자의 학습 유형을 분석해 그에 맞는 보충자료· 보충수업·교육과정을 제공·설계한다. 이 때문에 같은 점수대라도 학생 개인마다 전혀 다른 교육과정으로 공부하게 된다. 이런 방식 덕에 하위권부터 상위권까지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캠프 참가자 전체의 평균성적이 500점 내외로 오르는 성과가 그 증거다.”
 
-2000점 이상의 고득점자는 단기간 준비로 성적향상이 어렵지 않나.

 “가능하다. 2000점대가 4주 만에 2400점을 받은 사례도 있다. 2000점 대의 많은 학생이 2300점 이상으로 뛰어오른다.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단기간에도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특목고 학생 중 논리는 우수하지만 해외거주 경험이 없어서 영어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추상적인 내용을 묻는 제시문에 취약하다. 이 학생에겐 집중적으로 추상적인 제시문과 다양한 관련 문제들을 제공하고 수주일 동안 반복훈련을 시키면 취약 부분이 자신 있는 부분으로 바뀌게 된다.”
 
-미국 대학입시에서 SAT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시아권 학생에겐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점수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는 추세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의 미국 내 12학년의 SAT 평균점수가 18점이 하락한 것은 맞다. 하지만 아시안 학생의 SAT 점수는 오히려 40점이 상승했다. 미국 내 최상위권 보딩스쿨의 SAT 평균점수가 2100점이 안 되는데 국내 특목고와 아시아 지역의 주요 고교, 상위권인 한인 유학생 등의 SAT 점수는 이를 상회한다. 우수한 학생이 많아 경쟁이 오히려 치열해졌다. 아시안 학생은 아시안 학생끼리 정해진 쿼터(모집정원) 안에서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2000점대 점수로 하버드 등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요즘엔 2000점대 점수로는 30위권 대학도 합격을 보장하기 어렵다. 2000점은 전체 상위 7%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지만 아시안 학생 사이에선 30위권 대학에 지원하기 위한 기본 점수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GPA(학교 내신성적)와 함께 SAT-I은 미국 대학 입시에서 기본이자 중요한 요소다.”
 
-시중에 다양한 SAT캠프 중 선택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화려한 성과를 홍보하는 업체를 주의해야 한다. 일부 어학원의 SAT 프로그램 성과는 상당 부분 부풀려져 있다. 처음 실시하는 테스트를 어려운 문제로, 최종 평가를 쉬운 문제로 각각 출제해 높은 성과를 인위적으로 도출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실력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전에서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기 쉽다. 모든 시험을 칼리지보드 기출문제를 활용하는지, 같은 점수로도 다른 변환점수를 내는 스코어 테이블을 사용하지 않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SAT 교육수요가 여름에 주로 몰리다 보니 여름에만 일시적으로 시중 중소형 어학원과 제휴해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전문성과 효율성 면에서 신뢰도가 떨어진다. 이전 참가자들의 후기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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