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의학정보 기피현상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시대를 맞아 의학정보와 사이버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이트의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BBC는 정부출판국(SO)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영국인 3명 중 한 명은 의사와 진료예약을 할 수 없을 경우 보건소를 찾겠다고 답한 반면 `국립보건국(NHS)다이렉트 온라인''과 같은 인터넷 의학정보사이트를 이용하겠다고 말한 사람은 30명에 1명 꼴로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또 의학정보사이트가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에도 불구, 환자 대부분이 의사의 직접 진료를 선호하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정부는 지난해 12월 부족한 의료서비스의 보완을 위해 `NHS 다이렉트 온라인''을 개설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1년이 지난 최근까지 이용률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 의학정보사이트 역시 이용률 저조로 고전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최근 SO는 인터넷 의학정보사이트 이용 확대를 위해 우수 사이트의 목록과 이용방법 등을 담은 `당신의 건강과 인터넷''이란 지침서를 발간해 배포하고 있다.

지침서의 공동저자인 폴 램브던 박사는 "사람들이 인터넷 사이트가 제공하는 의학정보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누구나 사이트를 만들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램브던 박사는 "해외에서 개설된 사이트를 운영하는 의사들은 영국 의학협회에 등록조차 안돼있다"면서 "더구나 일부 사이트는 영국에서는 금지된 의약품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한 암환자가 대체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진료에 따라 치료를 받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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