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FARMER/ Modern Ar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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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하고 즐긴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레코드점에서 만나는 수많은 명반들을 그냥 지나쳐야하는 고통과 자신이 원하는 명반을 구하기위한 고생 또한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피할 수 없는 일. 특히 재즈는 오래된 명반과 신보들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을 하게 되는 데 그만큼 장르의 생명력이 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Modern Art'는 1958년에 녹음된 작품으로 재즈만의 따뜻한 음색이 돋보인다.

아트 파머는 28년 생으로 1년전 우리 곁을 떠나기까지 꾸준히 놓은 수준의 연주를 들려준 트럼페터이다. 펭귄 가이드에서 몇 안되는 '왕관 등급'을 받은 88년작 'Blame It On My Youth'를 비롯한 많은 앨범에서 놀라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런 평가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편은 아니었다. 아트파머는 트럼펫과 함께 플루겔혼도 연주했고 그 이전에 피아노·바이올린·튜바 에도 재능이 있었다.

이 음반은 아트 파머와 베니 골슨의 공동작품으로 생각해도 될 만큼 베니 골슨의 비중이 크다. 베니 골슨은 테너 색소폰 연주와 작곡·편곡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아직도 많은 재즈팬들로부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빌 에반스가 피아노를 맡았고, 아트 파머의 쌍동이 형제인 에디슨 파머가 베이스를, 데이브 바일리가 드럼을 연주했다.

베니 골슨이 참여한 앨범의 특징은 따뜻함. 그의 영향때문인지 이 앨범에서도 겨울에 어울리는 포근한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피아노와 드럼의 신나는 리듬으로 시작되는 'Mox Nix'는 아트파머의 오리지널 곡으로 서두를 장식한다. 화창한 날씨를 표현한 베니 골슨의 'Fair Weather' 역시 특유의 따뜻한 음색이 매력적이다. 베니 골슨의 익살스런 테마가 재미있는 'Jubilation'이어 차분한 발라드 'Like Someone In Love'에서는 골슨과 파머의 조화로운 하모니가 아름답다.

아트 파머는 모난 곳 없이 차분하고 단아한 연주가 인상적이며 함께 연주하는 베니 골슨과 빌 에반스 또한 은은한 하모니로 뒤를 받힌다. 아트 파머는 다른 트럼펫 주자들에 비해 다소 덜 알려졌지만, 재즈정신 충만한 연주를 들려주는 뛰어난 무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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