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탈락 LG 충격

중앙일보

입력

LG측은 충격과 함께 깊은 고민에 빠졌다. LG측의 반응은 한마디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는 것이다. 그래서 심사 과정을 다시 검토한 뒤 어떤 식으로든 이의제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심사 결과 발표 후 보도자료에서 "LG의 통신사업에 대해 전체적으로 재검토하고, 정부 당국과 협의해 추후 구체적인 통신사업 방향을 밝힐 것" 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LG전자의 통신사업 출자분을 떼내 LG글로콤.LG텔레콤.데이콤 등 통신 서비스 회사에 대한 투자를 전담토록 해 그룹의 핵으로 키운다는 그랜드 플랜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LG가 디지털 디스플레이통신 장비 등의 하드웨어 회사와 통신 서비스 운영 회사로 분리하는 것은 그대로 진행하되 독자적 생존 가능성이 작은 IMT-2000 서비스 부분에서 아예 손을 떼고 장비 개발에만 치중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브리티시 텔레콤의 철수, 향후 외자 유치 계획의 차질 등도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LG의 고민은 결국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동기식으로 전환할 경우 현재 휴대폰 서비스에서도 가입자가 적은데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서비스를 포기하고 장비 사업만 할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 경우 LG텔레콤.데이콤.하나로통신 지분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통신사업을 아예 포기할 경우 남은 사업이라고는 화학과 디지털 가전뿐인데 이걸로 계속 그룹을 끌고나갈 수 있겠느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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