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 샬케 팬들에게 욕 먹는 뮌헨 골키퍼 노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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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는 나의 힘 마누엘 노이어(왼쪽)가 26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마드리드 로이터=뉴시스]
노이어

배신자의 대명사인 ‘가룟 유다(예수를 팔아넘긴 제자)’로 불리던 선수가 팀을 꿈의 무대 결승으로 이끌었다. 팀을 옮긴 선수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독설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6)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신들린 선방으로 ‘영웅’이 됐다. 노이어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경기 승부차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의 슛을 연달아 쳐냈다. 킥 방향을 정확히 예측한 노이어는 두 선수가 슛을 하기도 전에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고 예상은 적중했다. 1·2차전 합계 3-3으로 승부차기를 맞은 뮌헨은 결국 3-1로 이겼다. 뮌헨은 2009~2010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2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노이어는 샬케04(독일) 유스팀에서 1991년부터 뛰었다. 5세 때부터 샬케에서 자란 노이어는 18세이던 2004년에 독일 서부 겔젠키르헨의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FC 포르투(포르투갈)와 AS 모나코(프랑스)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볼보이를 했다. 8년 뒤 자신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 팀은 그를 키운 샬케04가 아닌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노이어는 올 시즌을 앞두고 1800만 유로(약 270억원)에 샬케04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샬케 팬들의 배신감은 컸다. 노이어는 지난 시즌 중간부터 “샬케를 떠나겠다”고 말하고 다녀 비난은 더욱 거셌다. 팬들은 노이어에게 배신자를 뜻하는 ‘유다(Judas)’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노이어는 인터뷰 때마다 “나는 오래 전부터 2011년 계약이 끝나면 이적하겠다고 말해 왔다. 배신자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샬케는 지난해 독일컵 결승에서 뒤스부르크를 5-0으로 꺾고 우승했다. 우승 퍼레이드 차량 위에 서 있던 노이어는 갑자기 나타난 팬에게 뺨을 맞았다.

 뮌헨으로 이적한 초기에는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노이어는 지난해 7월 데뷔전 격인 리가토탈컵 준결승에서 손흥민(함부르크)에게 두 골을 허용했다. 팀은 1-2로 졌고 노이어는 최악의 플레이를 뜻하는 평점 5점을 받았다. 뮌헨 팬들은 “잘못된 영입”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노이어는 뮌헨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며 모든 비난과 독설을 잠재웠다.

뮌헨은 다음달 19일 홈 구장인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첼시(잉글랜드)와 빅 이어(Big Ear·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컵)를 놓고 맞붙는다.

김환 기자

팀 옮긴 스타에게 쏟아진 말말말

● 르브론 제임스(28·농구) : “제임스가 NBA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해 너무 행복하다”(지난해 6월 제임스의 전 소속팀 클리블랜드의 연고지 오하이오 주지사가 제임스의 현 소속팀 마이애미의 우승 실패 후에 한 말)

● 루이스 피구(40·축구) : “전 세계 어떤 운동선수도 무려 10만 명의 관중이 자신 한 명만을 상대로 야유를 쏟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바르셀로나의 홈경기에서 팬들이 자신을 향해 돼지 머리를 던진 사건과 관련해)

● 알렉스 로드리게스(37·야구) : “레인저스가 뉴욕 양키스와 처음 대결할 때 투수가 누가 되든 간에 A 로드의 갈비뼈를 맞혀 쓰러뜨려야 한다”(2004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로드리게스가 텍사스 팬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자 댈러스 지역 일간지에서 1면 기사로 쓴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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